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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유언

  • 2022. 01. 20
  • 윤성균
  • 이 게시글을 524명이 보았습니다.

나의 마지막이 부끄럽지 않아 다행입니다.

불만도 미움도 투정도 많았던 삶이였지만, 나의 마지막이 부끄럽지 않아 다행입니다. 어려움 없이 귀하게 보살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철없는 아내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제일 잘한 일이라면 아이를 낳은 일이라고, 주저 없이 얘기 할 수 있게 해준 생각 만으로 눈물부터 나는 우리 딸에게도 고맙고 더 오래 같이 있어주지 못해 많이 미안합니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어준 가족들, 늘 공감해주고 곁을 지켜준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아이를 낳고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로. 진정한 어른이 되어 보려 노력했고, 덕분에 나의 마지막이 의미 있어진 것 같습니다. 남들만큼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지도.. 치열한 삶을 살지도.. 배려하는 삶을 살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묵묵히 잘 걸어왔다 생각하고 후회 없이 가려고 합니다. 나의 뾰족함에 상처 받았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이제서야 조금 둥글게 살아보려 했는데 역시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네요. 누구보다 오래 슬퍼할 오래 기억하려 애쓸 부모님, 가족이 마음에 걸립니다. 시간이 지나 무뎌지는건 당연한거에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부디 이곳에 오래오래 머무르며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당신들 곁에서 누군가의 눈으로 누군가의 심장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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