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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의집 이용후기

  • 2021. 07. 13
  • 문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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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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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는 신장이 모두 망가져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장이 기능을 하나도 하지 못하기에 혈액투석기라는 의료기기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4~5시간씩 온몸의 피를 빼내어 기계로 노폐물을 걸러준 뒤 다시 몸 안에 집어넣는 치료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신장이식을 받기 전까지는 평생 이 고통스러운 치료를 이틀에 한 번씩 반복해야 했습니다.

집과 병원만 오가던 중, 저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 제주 ‘라파의 집’이라는 곳을 알게 됐습니다. 저와 같은 혈액투석 환자들을 위해 운영되는 곳이었습니다. 이틀에 한 번, 치료를 받아야 하기에 장거리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저에게 찾아온 기회 같았습니다. 인공신장실이 내부에 있는 라파의 집에서 무료로 머물며 혈액투석 치료와 숙식을 모두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투석 치료가 없는 날에는 제주도 유명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2주간 라파의 집에 다녀오기로 결심하고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라파의 집에 도착한 후, 저의 우려와는 달리 아름다운 정원과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제주의 맑은 공기와 멋진 경관을 온몸으로 느끼며 혈액투석 치료를 받았고, 매끼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대접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들의 친절함에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됐습니다. 처음 라파의 집을 찾은 날, 담당 직원분의 자세한 안내에 이어 2층 숙소까지 짐을 들어주는 친절함에 감동받았습니다. 식당을 찾았을 때는 조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물어줘 맛있는 식사를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인공신장실 간호사들의 친절하고 숙련된 처치는 저에게 큰 신뢰와 만족감을 줬습니다.

제주 라파의 집에서의 2주간 휴식은 제 인생에서 손에 꼽힐 만큼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된 투병생활로 지쳐 있던 저에게 편안한 쉼과 용기를 되찾아준 이곳의 모든 사람이 그립습니다. 사랑과 헌신을 가득 받으며 투병 중에도 희망을 발견한 시간이었기에, 저를 따뜻하게 품어준 라파의 집 직원들과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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