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로고

미리 써보는 유언

  • 2021. 05. 07
  • 이광수
  • 이 게시글을 741명이 보았습니다.

화장 해 주세요.

유언을 처음 해 봅니다. 죽음을 생각 해 본적이 없었지요. 강건하셨던 아버지와 평생 사회봉사를 실천 하셨던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이제야 내 삶의 끝이 보입니다. 짧은 인생을 너무도 길게 살아 행복했던 나날들이 눈앞에 눈녹아 내립니다. 내게 행복을 주었던 모든분들 부모님 그리고 눈으로 낳은 첫째딸과 가슴으로 낳은 둘째딸, 젊은날을 내게 함께 했던 전처, 이제는 다 내려 놓습니다. 가식적으로 살아온 날들, 그토록 갖고 싶었던 물질의 욕망, 가시던 부모님의 마지막 충언 속에 인생의 답이 있었으니, 다시 태어난다면 이토록 복잡한 삶을 살지는 않겠네요. 내가 쓰던 물건들이야 그렇다지만 내 몸 하나만큼은 내 맘대로 하고 싶습니다. 비록 허약하지만 모두에게 기증합니다. 마지막 몸둥이 마저도 사용할수 있다면 해부실에 보내주세요. 그리고 남은것은 태워주세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