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로고

미리 써보는 유언

  • 2026. 05. 26
  • 차석경
  • 이 게시글을 97명이 보았습니다.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온 오늘, 그리고 온전히 남겨질 내일의 약속

언제나 '올해까지만 살아야지'라는 마음을 품고 하루하루를 마주해 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다짐이 서글프거나 무겁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매 순간에 타협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릴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한 삶보다, 시간제한이 뚜렷한 시한부의 삶이라 생각할 때 비로소 매일 마주하는 풍경과 인연들이 눈부시게 소중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매 순간을 삶의 마지막 페이지인 것처럼 치열하고 후회 없이 채워왔습니다.

내가 떠난 자리에 남겨질 마지막 흔적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깊이 고민해 왔습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며 남길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내일을 선물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장기기증을 신청해 두었습니다.

이 약속은 단순히 먼 미래의 유언으로만 남지 않고, 지금 나의 현재를 지탱하는 또 다른 책임감이 되었습니다. 내가 세상과의 인연을 다하고 떠나는 그 순간, 내 몸의 일부를 이어받을 이름 모를 누군가가 아무런 이상 없이, 더 건강하고 눈부신 삶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내 온기를 나누어 가질 그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매일의 건강관리에 소홀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깨끗하게 관리한 나의 몸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시한부의 마음으로 오늘을 뜨겁게 살아내고, 장기기증의 책임감으로 내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가꾸는 것. 이것이 내가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방식이자, 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나의 마지막 마침표입니다. 마지막 순간이 언제 찾아오더라도, 나는 참 최선을 다해 살았고, 떠나는 길마저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미소 지으며 홀가분하게 떠날 것입니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