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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인과 이식인

도너패밀리와 이식인이 함께 떠난 봄소풍

  • 2019. 04. 30
  • 이 게시글을 1731명이 보았습니다.


기차타고 봄소풍 다녀왔습니다!

도너패밀리와 이식인이 함께 떠나다




봄이 한창이던 지난 4월 27일, 도너패밀리 21가족 42명과 그들에게 생명을 이어받은 7명의 이식인이 모여 함께 봄소풍을 떠났습니다. (*도너패밀리: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모임)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님



오랜만에 떠나는 기차여행에 설레는 마음을 감출 길이 없는 도너패밀리 식구들! 이날 모임에는 이제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분들이 많이 함께해 주셨는데요. 오랜만에 떠나는 소풍에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님의 한 마디가 빠질 수 없겠죠?


우리 도너패밀리들은 어딜 가서 웃기도 힘들고, 마음껏 행복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끼리는 다 아니까.. 

서로 마음을 다 아니까 오늘 하루는 실컷 행복하게 보내자구요.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님의 환영사


먼저 떠나보낸 가족을 생각하면 웃는 것마저 조심스럽다는 도너패밀리... 남들이 어떻게 볼까, 하늘에 있는 우리 가족은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목 끝에 걸려 차마 웃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신췌장이식인협회의 송범식 님과 간이식협회의 윤기영 님



이런 도너패밀리에게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식인들이 함께했습니다. 지금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식을 기다리며 병상에서 초조한 날들을 보낸 이들.. 그때의 간절함과 절박함, 그리고 감사함을 기억하기에 도너패밀리 행사마다 참석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도너패밀리 정대규, 남기주 님과 췌장이식인 조은설 씨



지난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주최한 생명의 물결 캠프에서 우연히 서로의 인연을 확인하게 된 정대규-남기주 부부와 췌장이식인 조은설 씨. 두런두런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들 부부의 아들, 정동윤 씨의 췌장을 조은설 씨가 이식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가족이 된 세 사람. 은설 씨는 자신에게 새 생명을 주신 정대규-남기주 부부를 부모님처럼 여기며 다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기증인과 이식인이 서로를 알 수 없는 우리나라 시스템상, 다른 도너패밀리들은 이들이 마냥 부럽기만 한데요.



도너패밀리 신입회원 추금옥 님



2018년 5월 19일 아들을 떠나보낸 추금옥 님은 이날 처음 도너패밀리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아들의 1주기가 가까워 오면서 부쩍 슬픔에 잠겨 있던 추금옥-이인식 부부. 우연히 뉴스를 통해 정대규-남기주기 부부와 조은설 씨의 사연을 보았고, 먼저 본부로 연락해 도너패밀리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추금옥 님은 함께해준 이식인들에게 "여러분, 건강해줘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다 내 아들같아요" 라며 연신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유정역 앞에서 도너패밀리와 이식인이 함께


달리는 기차에서 인사와 서로의 사연을 나누다 보니 금세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김유정역에 도착하니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화창한 날씨! 도너패밀리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걸까요? 전날까지 비가 잔뜩 쏟아지고, 어두침침했던 날씨가 한순간에 물러가고 포근한 봄햇살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하늘에 있는 가족들이 보내준 깜짝 선물이겠지요? 따뜻한 봄볕 받으며 이제 레일바이크를 타러갑니다!



오랜만에 활짝 웃는다는 추금옥-이인식 부부와 김선희 님.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걷고 있네요 :)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아픔을 알고,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은 도너패밀리의 큰 강점입니다.


곧 아들의 1주기를 맞는 추금옥 님은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아픔과 답답한 마음을 실컷 털어놓습니다. 그보다 앞서 같은 아픔을 겪은 도너패밀리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안아주고, 토닥토닥- 어깨를 다독입니다.




기찻길 따라 봄이 찾아든 산과 들의 경치를 감상하고,  맛있는 식사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 도너패밀리와 이식인들. 식사 후에는 시골 분교의 교정에 둘러앉아 레크리에이션을 즐겼습니다. 



간이식인 '7살 윤기영' 님



각자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났던 때의 나이와 사연을 소개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간이식인 윤기영 님은 7년 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분께 새 생명을 얻은 그 때를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으로 기억했습니다. 자신을 "7살 기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그 날 이후, 두 명의 몫을 하며 산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해요 :D


도너패밀리와 이식인이 함께한 봄소풍은 이렇게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며 끝이 났습니다. 짧은 소풍이 준 위로와 웃음은 또 한동안 도너패밀리를 지탱할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일상에서 소풍을 떠나고 싶은 도너패밀리가 계시다면, 충정로역 8번 출구에 있는 도너패밀리 사랑방을 찾아주세요 :) 멋진 사랑방지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 도너패밀리 사랑방 소개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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