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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생명을 구하고 떠난 당신이 참 자랑스러워요."

  • 2021. 0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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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인 故 김유신 씨의 아내 정선자 씨


지난 2014년 9월, 올림픽공원에는 장기기증인을 기리는 1일 추모공원이 조성됐다. 

푸르른 나무 아래로 생명나눔을 상징하는 초록리본이 달렸고, 뇌사 장기기증인의 추모 액자가 놓여졌다. 

곳곳에는 기증인이 생전 사용했던 유품이 놓여져 눈길을 끌었는데, 그 중에는 경찰 제복도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는 故 김유신 씨의 아내 정선자 씨가 자리해 있었다.


스무 살 무렵, 동갑내기 남편 김유신 씨를 처음 만난 날을 선명하게 기억한다는 정선자 씨. 친구의 소개로 만난 그는 180cm가 넘는 키에 부리부리한 이목구비를 가져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다 착하고, 유한 성품에 이끌려 연인으로까지 발전한 두 사람은 28세의 나이에 결혼을 해 두 아들을 슬하에 둔 다정한 부부였다.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찰관이 된 김 씨는 오랜 기간 청와대 소속으로 근무했다. 매사 열심히 일하던 김 씨에 대해주변에서는성실하고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부하직원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라고 존칭을 해주는 그런 선배였어요. 윗사람보다 아랫사람을 더 챙기는 사람, 그런 착한 사람이었어요.”

겸손과 선행으로 사람들이 뒤따르던 김 씨는 2008년 3월, 청와대에서 서울 강남경찰서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 쏟아지는 사건을 본인이 직접 처리하고, 휴일도 잊은 채 거의 매일 새벽 지구대를 점검하는 등 근무지를 옮긴 뒤에도 그의 성실함은 빛을 발했다.  


그러던 2008년 9월 중순, 김유신 씨가 경찰서 내 사무실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 없이 누워있던 그는 끝내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됐다. “가족과 일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과로사로 쓰러지다니...청천벽력 같았죠.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의료진의 이야기에 남편이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헌혈도 했던 사실들이 생각났어요. 마지막 가는 길, 남편의 뜻을꼭 이어주고 싶었어요.”



정 씨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두 아들과 함께 남편의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이 숭고한 결정에 따라 故 김유신 씨는 신장과 각막을 기증하며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이후 평소 경찰업무의 공로를 인정받은 김 씨는 대전 현충원에 안치됐다.


“남편의 기일이나 명절이 찾아오면 아들들과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빠는 정말 영웅이야. 아빠에게 감사하자.’ 라고 이야기하며, 남편이 남긴 사랑을 기억하는 시간을 꼭 가져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후 두 아들을 홀로 키우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생명을 나눈 남편의 성품을 닮은 아이들은 바르게 자라 이제는 정 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만약 장기기증을 하지 않고 남편을 보냈다면, 저는 여태껏 마음이 힘들었을 거예요. 무엇보다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선물해 준 본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지난 2013년, 본부로부터 받은 첫 서신을 통해 도너패밀리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는 그녀는 정기적으로 오는 소식지, 직원들의 안부 전화, 그리고 각종 행사 초청 등이 가족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고 전했다. “무관심이 가장 슬픈 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남기고 간 사랑을 기억해주고, 남편이 떠난 이후 가족들에게 닥친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는지 공감해주는 본부를 만나 너무 감사할 뿐이죠.”



2014년 올림픽공원에 조성된 1일 추모공원을 찾아 두 아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했다는 정 씨는 생명나눔을 알리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생명나눔을 결정한 가족으로 큰 자긍심을 품고 살아간다는 정 씨는 앞으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할 도너패밀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의 생명을 선물 받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을 이식인들에게도 안부인사를 전했다. 


“아버지, 남편, 경찰관으로서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 좋은 사람의 생명으로 건강을 잘 회복하셔서, 앞으로 남편 몫까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그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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