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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하나의 심장에서 탄생한 세 명의 생명

  • 2024.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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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식 수술 후 3년 만인 2020년 9월, 

기적적으로 첫째 딸 라율이를 출산한 김지은 씨가 

지난 5월 9일, 다시 한번 소중한 생명을 낳으며 

국내 최초로 두 아이를 둔 심장이식인 엄마가 됐다.



심장이식인 김지은 씨와 첫째 홍라율 양



지은 씨의 숙명, 

심장병


태어날 때부터 심비대증이 있었던 김지은 씨는 유년 시절부터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바닥에 주저앉는 일이 잦았다. 스무 살을 갓 넘어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한 달 사이 체중이 6kg이나 늘고, 심각한 호흡 곤란 증세를 느낀 김 씨는 폐가 있을 자리에 심장이 보일 만큼 심비대증이 위중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윽고 스물일곱 번째 생일날 갑자기 눈앞이 하얘진 김 씨는 그대로 쓰러진 후 회복하지 못했다.


"매일 오늘 밤은 어떻게 넘겨야 하나,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힘겨웠어요." 


입원 치료를 시작한 김 씨는 약물 거부반응이 심해 항상 환자복이 땀에 젖을 만큼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심장이식대기자 등록을 마치고 8개월이 흐른 2017년 9월, 김 씨는 뇌사로 생을 마감한 한 여성으로부터 심장을 선물 받았다. 이식수술후 5일 만에 가까스로 깨어난 김 씨는 심장이 타는 듯 뜨거웠지만 평범한 심장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항상 제 심장 뛰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는데, 처음으로 고요히, 그렇지만 건강하게 뛰고 있는 심장을 느꼈어요."




또 한 번 찾아온 

생명의 기적


"아이를 낳고 단란한 가족을 이루는 게 평생의 꿈이었어요." 

심장이식 후 당시 곁을 지키던 남편과 결혼한 김 씨는 2020년 9월 첫째 딸 라율이를 낳았다. 하지만 심장이식인에게 임신과 출산은 모두 쉽지 않은 일이다. 이식 후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 중 일부가 소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임신 기간 중에는 복용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씨는 축복처럼 찾아온 생명을 소중하게 품어 첫째 딸 라율이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김 씨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이 찾아왔다. 둘째 '튼튼이(태명)’를 임신한 것이다.


"하나의 심장이 세 명의 생명을 탄생시켜 주었어요. 도너패밀리의 숭고한 사랑을 잊지 않을게요." 


지난 4월 30일 출산이 임박한 김 씨가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 2009년 세상을 떠난 뇌사 장기기증인 故 한미영 씨의 부모인 한필수, 양이순 씨에게 어버이

날 카네이션을 전달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낸 것이다. 비록 심장을 직접적으로 기증한 유가족은 아니지만, 김 씨의 존재는 유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한 씨 부부는 출산을 앞두고 걱정이 많아진 김 씨의 손을 맞잡고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하겠다고 다독였다.




국내 최초 두 아이 둔 

심장이식인 엄마


도너패밀리의 진심 어린 격려 속에 김 씨는 지난 5월 9일 심장이식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둘째를 출산했다. 첫째 라율이의 이름을 따라 둘째인 아들은 '시율’이다. 아름다운 선율을 이루는 계이름처럼 두 아이가 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지난 5월 9일 태어난 김지은 씨의 둘째 홍시율 군



시율이는 김 씨와 같이 선천적으로 심장 질환이 있어 태어나자마자 소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많은 사람의 축복과 사랑 안에서 열심히 숨 쉬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기증인 덕분에 두 아이가 밝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제 삶에 세 번의 기적을 선물해 주신 기증인과 도너패밀리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도너패밀리 한필수, 양이순 부부를 만나 어버이날 

카페이션을 전달한 심장이식인 김지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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