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야기
장기기증의 날
세계의 장기기증 기념공간
- 2024.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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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서울에 위치한 보라매공원에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이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 최초로 조성된 기념공간에는 지난 1년간 공원 이용객들뿐 아니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장기이식인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져 생명나눔의 가치를 널리 전하고 있다.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나누고 더하는 사랑]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기념공간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오랜 염원이었다. 기증인이 남기고 떠난 사랑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며 그 사랑이 더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바라는 염원은 비단 우리나라의 유가족만 이 품고 있는 소망은 아니다.
세계 곳곳에도 이러한 소망을 담은 기념공간이 자리해 유가족에게는 위로와 자긍심을, 이식인에게는 두 번째 삶을 살아갈 원동력을, 국민들에게는 장기기증의 고귀한 가치를 전하고 있다.
호주| 스케이트공원의 추모 벽화
2022년 5월의 어느 날 밤 호주의 10대 청소년이 트레일 바이크를 타다 교 통사고를 당했다. 소년이 타고 있던 바이크가 지나가던 버스의 측면을 들이 박았고, 그 사고로 소년은 회복할 수 없는 중상을 입었다. 소년의 이름은 윌 리엄 베이커.

윌 리엄 베이커
호주 퀸즐랜드에 위치한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윌리엄의 마지막 면회를 한 그의 부모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힘겨운 숨을 내뱉는 아들의 몸을 끌어안았다.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윌리엄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건강하고 해맑았던 10대 소년 윌리엄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서며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을 5명의 환자에게 나눴다.
윌리엄은 지역에서 촉망받는 스케이트보드 선수였다. 지역 의회는 열정적이 었던 그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며, 윌리엄의 생명나눔을 기리는 벽화를 지역 내 스케이트공원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 중 절차의 혼란으로 인해 최초 설치된 벽화가 철거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2년 후 3미터에 달하는 신 설 벽화가 설치되며 치유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벽화 제작을 담당한 예술가 아니타 로라 크로거는 "윌리엄은 그를 알고 있 던 사람들에게 특별한 소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 벽화가 그가 생전 즐 겨 찾던 공간을 보다 의미 있고, 아름답게 변화시키기를 바란다."라는 뜻을 전했다.
독일 | 생명나눔, 나비의 날갯짓
2021년 5월, 독일 샤리테 의대의 캠퍼스에 장기기증 기념공간이 조성되었다. 기념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약 2년간 기념물 건립 아이디어 공모가 진행되었으며, 이후 2년 동안은 공간 조성을 위한 모금 활동이 펼쳐 졌다.

샤리테 의대에 건립된 장기기증 기념 조형물
드디어 2021년 '나비의 날갯짓'에서 영감을 받은, 서로 마주 보고 있 지만 접촉하지 않는 두 개의 큰 나선으로 구성된 조각품이 완성됐다. 공모를 통해 기념공간 조성에 함께한 건축가 마이클 웨즈 스타인은 "장기기증이 특정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생명이라는 점" 에서 조각품의 구상이 출발했다고 밝혔다.

하노버 의대에 건립된 장기기증 기념 조형물
2021년 6월에는 독일에서 가장 큰 장기이식센터가 있는 하노버 의과대학 에도 장기기증 기념공간이 자리 잡았다. 예술가 안드레아스 림쿠스의 조각 품 "Danke Mal(감사합니다)"이 독일의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설치된 것이다. 조각품은 강철로 만든 비석에 하늘을 향해 있는 대형 깔때기가 관통한 형태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12개의 언어로 번역돼 새겨져 있다. 또한 깔때기 하단에 있는 손 모양의 조각품을 잡으면 감사를 표하는 이식인의 음성도 들을 수 있다.
네덜란드 | 슬픔의 골짜기에서 건져낸 자긍심
2011년 10월, 네덜란드의 나르던에서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De Klim(등반가)" 기념비의 제막식이 열렸다. 무언가에 오르는 사람의 형태로 제작된 기념비는 장기기증으로 이식인이 새 생명을 얻은 것을 상징하는 동 시에 세상을 떠난 기증인의 생명이 이식인의 삶에 여전히 남아 있음을 뜻한다. 또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후 슬픔의 골짜기에 빠져 있던 기증인의 유가족이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통해 그 골짜기를 빠져나오는 모습을 형상 화했다.

국가 장기기증 기념물의 모습
국가 장기기증 기념물로 지정된 청동 조각품인 기념비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이 힘을 합쳐 만든 재단인 '국립기증인기념물재단'의 주도로 제작되 었다. 제막식에 참석한 재단의 피터 반 루스말렌 회장은 "이 기념비는 모든 이식인이 익명의 장기기증인에게 주는 선물이다."라며 "이 기념비가 사람들 에게 장기기증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감을 전해주기를 바란다."라는 뜻을 전했다.
현재 기념비가 자리 잡은 공간은 이식인이 기증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기증인의 유가족이 기증인을 기리며 추모하는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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