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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함께하는 사람들

건축으로 삶을 설계하고, 나눔으로 희망을 짓습니다

  • 2025.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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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생명나눔'이라는 두 길에서 삶의 가치를 실천하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이가 있다. 어려운 시절 속에서도 꿈을 키우고, 사람을 위한 공간을 설계하며, 나눔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천세문 건축사다.


후원회원 천세문 씨



건축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건축사를 꿈꾼 건 아니었어요. 40~50년 전만 하더라도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이잖아요. 좁은 방 한 칸에서 부모님과 우리 칠 남매, 그리고 전쟁고아였던 누님의 친구 두 분까지 함께 지내며 발 디딜 틈 없이 고단한 생활을 했어요. 


대구공업고등학교 건축과에 진학해 간신히 대학까지 다니게 되었지만, 사실 그림 그리고 클래식 음악 듣는 걸 좋아하던 저에게 건축은 적성에 맞지 않는 분야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다 군 제대 후에 건축에도 디자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설계라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 그때부터 건축을 통해 나만의 예술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그 선택이 삶의 전환점이 됐어요.



디딤돌건축사사무소는 어떤 곳인가요?

외환위기라는 큰 어려움과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2011년에 지금의 디딤돌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어요. 사무소 이름에 '디딤돌'을 넣은 이유는 발에 치이는 돌처럼 하찮게 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거예요.


디딤돌건축사사무소는 주로 아파트 설계를 맡고 있는데, 사람들이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 동선과 생활 습관을 건축주의 요구사항에 녹여내는 작업이 흥미로워요. 같은 공간이라도 배치와 주변 환경을 어떻게 고려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과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머릿속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공간을 도면으로 그리고, 그것이 현실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언제나 신기하고 보람돼요.



건축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특히 '집'은 인간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단순한 공간, 그 이상이에요. 삶의 중심이자,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아가는 터전이죠. 그래서 저는 설계를 할 때마다 하나의 공간이 한 사람과 가족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정성을들인 아파트가 투기의 수단으로 여겨질 때면 마음이 아파요.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중요한 공간인 만큼, 이 본연의 가치를 더 많은 분이 알고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06년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데 이어 후원도 꾸준히 하고 계시죠?

장기기증에는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본부를 후원하면서 들려오는 미담들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큰 감동을 받아요. 건축과 장기기증 운동은 겉으로 보면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공통점이 있어요. 두 영역 모두 '사람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한다.' 는 본질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건축이 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것처럼, 장기기증 운동은 생명을 나눔으로써 한 사람의 삶에 깊은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고 생각해요.



온 가족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셨다고요.

제 성격이 남에게 무언가를 권유하는 걸 어려워해서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쉽게 권하지 못해요. 그렇지만 장기기증은 너무나도 뜻깊은 일이기에 가족에게만큼은 진심을 전했고, 가족들도 기꺼이 함께해 주었어요. 


몇 해 전 결혼한 아들은 대학생 때 조혈모세포 기증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식 예정인 분께 사정이 생겨 무산된 적도 있었어요. 지금도 아들과 딸은 한 달에 한 번 헌혈을 꾸준히 실천할 정도로 생명나눔 운동에 저보다 더 적극적이에요. 가족 모두가 생명을 나누는 일에 함께한다는 건 참 뿌듯하고 감사한 일 이에요.



끝으로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누구나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데, 몸이 아파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지죠. 제가 직접적으로 큰 도움을 드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죄송할 뿐이에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후원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려고 해요. 그런 노력이 모여 조금이라도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새해에는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분들 모두에게 따뜻한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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