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제주에서 꽃핀 생명나눔의 홀씨
- 2025. 03. 25
- 이 게시글을 77명이 보았습니다.
올해 4월, 설립 1주년을 맞는 제주로아교회의 최기완 담임목사.
두 차례의 신장이식을 통해 생명의 기적을 경험한 최 목사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십자가의 사랑과 생명나눔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신장이식인 최기완 목사
먹구름 틈새로
새어 나온 빛
"27년 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건강한 학생이었습니다. 특히 농구에 푹 빠져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경기를 즐기곤 했죠." 여느 학생들처럼 밝고 활기찼던 최기완 목사는 학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뜻밖의 이상 소견을 받았다. 이어진 정밀 검사 끝에 내려진 진단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저희 어머니도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하시다가 제가 13살 때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받으셨거든요. 직접 투석 치료를 겪으셨던 터라, 제가 어머니처럼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몹시 가슴 아파하셨어요."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 속에서 4년간 약물치료를 이어갔지만, 최 목사의 신장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저하됐다. 그러던 2002년 3월, 응급실에 실려 간 최 목사는 신장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투석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영화 음악 제작자의 꿈을 품고 열심히 준비하던 23세의 최 목사는 예기치 못한 투병 생활로 인해 꿈을 접어야만 했다. 투석 치료를 시작한 이후 때때로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낮에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밤에는 투석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가 본부를 찾아 최 목사를 신장이식 대기자로 신청했고, 마침내 2004년 한 목회자의 순수 기증으로 시작된 신장이식 릴레이를 통해 최 목사는 새 생명을 선물 받았다.
"매일 생명의 기적을 경험하며 감사하던 중에 저에게 새 삶을 전해준 기증의 첫 주자가 목사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어린 시절 막연히 품었던 목회자의 꿈을 이루기로 결심했어요. 그때야 하나님께서 제게 고통을 허락하신 이유가 이 길로 인도하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두 번째 기적,
생명을 나눈 사랑
건강을 회복한 최 목사는 생명나눔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나가자는 다짐으로 서울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목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식 후 18년이 지난 2022년, 신장이 다시 기능을 잃으면서 최 목사는 재투석을 시작해야 했다.
절망이 찾아온 순간, 최 목사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났다. 아내가 신장기증을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1월 18일, 아내의 사랑이 담긴 신장을 이식받으며, 최 목사는 다시 새로운 삶을 맞이했다.
"수술을 앞두고 같은 병동에 입원해 아내와 함께 수술실로 향하던 날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아내에게 받은 이 귀한 생명을 평생 감사하고 보답하며 살아가야죠."
Love One Another
건강을 회복한 최 목사는 처가가 있는 제주도로 내려와 교회를 개척했다. 다가오는 4월이면 설립 1주년을 맞는 '제주로아교회'는 '서로 사랑하라(Love One Another)'는 성경 구절의 영어 앞 글자(LOA)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넘치는 교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비록 작은 교회이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있는 제주로아교회는 지난해에 네 곳의 사회단체에 후원금을 전달하며 온기를 전했다. 특히 성탄절을 앞두고 라파의 집에 1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한 최 목사는, 생명나눔의 활성화와 환자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저와 제주로아교회를 향한 많은 분의 사랑이 또 다른 이들에게도 이어지길 오늘도 간절히 기도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앞으로도 생명나눔 사역에 동역하며 받은 사랑을 다시 흘려보내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추천이야기
-
장기기증과 죽음준비교육
-
제6회 D.F장학회 장학금 전달식
-
드디어 달릴 수 있게 된 아들, 심장이식인 윤호의 기적
-
간이식 수술비 지원으로 환자에게 새 생명 선사
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