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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5살 꼬마 천사 소율이

  • 2022.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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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전기섭 씨 부부에게 오랜 기간 간절히 바라왔던 기적이 일어났다. 난임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결혼한 지 3년 만에 딸이 태어난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한 아이에게 부부는 '소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6월의 탄생석이기도 한 '옥'이 두 번이나 들어간 이름을 가진 소율 양은 옥구슬처럼 맑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고, 영상 속 발레리나 모습도 곧잘 흉내 낼만큼 활달했던소율양은 가족 모두에게 큰 기쁨이 되었다.






어린이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꼬마 천사


하지만 네 살이 되던 2019년,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다. 평소처럼 엄마와 함께 키즈카페를 찾았던 소율 양이 물에 빠진 것이다. 이후 소율 양의 뇌기능은 10%밖에 남지 않았고, 두 달간의 집중치료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과 의료진의 치료에도 의식을 찾지 못한 소율 양은 집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갔다. 


이런 와중에 비극이 더해졌다. 소율 양의 사고가 있기 1년 전,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던 소율 양의 엄마가 2021년 6월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후 전 씨는 그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딸을 걱정했던 아내를 떠올리며 최선을 다해 아이를 간호했다.


스스로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었던 소율 양은 코에 연결된 튜브를 통해 음식을 섭취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지속하는 것은 감염의 우려가 있어 위로 직접 튜브를 연결하는 위루관 삽입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미처 수술을 진행하기도 전 두 번째 심정지가 왔고, 의료진은 전 씨에게 소율 양이 뇌사가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하늘이 무너진 것 같던 절망적인 순간, 전 씨는 소율 양을 간호하며 보았던 수많은 환아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깊은 고심 끝에 딸의 장기를 다른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결심했다. 전 씨는 "소율이가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이대로 한줌 재가 되는 것보다 장기를 기증해 다른 어린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소율 양은 장기를 기증하고 엄마의 곁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같은 아픔을 가진 

도너패밀리와의 만남


소율 양을 떠나보내고 한 달 뒤, 전 씨는 도너패밀리 사랑방을 찾아 자신이 겪은 아픔의 시간을 먼저 지나온 가족들을 만났다. 소율 양의 사연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온 도너패밀리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전 씨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율 양의 생전 얼굴이 새겨진 생명의 별 기념패를 전달 받은 전 씨는 "소율이의 심장과 신장을 기증받은 아이들이 살아있는 동안 소율이도 살아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많은 위안이 된다."며 소율 양의 아름다운 나눔을이어가고자 자신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다.



도너패밀리 사랑방을 찾은 전기섭 씨와 도너패밀리의 모습



다른 도너패밀리들과 마찬가지로 전 씨의 유일한 소망은 장기를 이식 받은 아이들의 완쾌 소식을 듣는 것이다. 전 씨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호소했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장기 이식법 상의 비밀 유지 조항으로 인해 그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가슴 속에 소망을 품은 채 언젠가 소식을 듣게 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던 전 씨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12월 2일,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환 등 교류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로써 새해부터는 도너패밀리와 이식인들이 온라인으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을수 있게 되었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깊은 감동을 남긴 소율 양의 고귀한 나눔이 우리 사회에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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