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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의집 이용후기

  • 2023. 10. 04
  • 최윤정
  • 이 게시글을 274명이 보았습니다.

내게 다시 숨을 쉬게 해준 제주라파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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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시작과 함께 저혈압으로 인해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 조차도 포기한 채 병원-집만을 무한반복하며 내면에서 쌓여오던 답답함에 거의 질식 수준에 달해갈 무렵 제주라파의집을 찾게 되었다.
첫방문에는 컨디션도 고려되었지만 제주라파의집에 대한 확신이 없어 1주일만 예약을 하였다.
그런데 내게는 모든것이 만족스러웠다. 아마도 요양과 휴양을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을 것이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었는데 한 달을 머물러도 아쉽고 벌써 그립다. 혹시 제주라파의집에 대해 들어는 봤으나 확신이 없어 망설이신다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감히 말해본다.

첫째,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가장 남쪽지역에 위치해 있어 겨울에도 온화하고 따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숙소 자체가 평화롭고 번화하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 한라산뷰도 바다뷰도 모두 볼 수 있고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아침에 기상과 함께 물 한잔 마시며 창문을 열어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와 그 아침해의 빛으로 밝게 번져가는 하늘을 보며 그날 날씨를 체크하는 것이 행복한 아침 루틴이었다.

둘째, 하루 세 끼의 식사를 시간에 맞추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7시 첫 투석 전에도 이모님들이 새벽부터 준비해 놓으신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세 끼는 항상 밥, 국, 메인메뉴 그리고 2~3개의 찬으로 제주에서 나는 재료로 신선하고 균형잡혀 있고 맛이 진짜 좋다. 식당 이모님들 모두 기본기가 탄탄한 내공을 가진 고수들이신게 틀림없다. 그리고 식사 전, 후의 밝은 인사와 미소는 자칫 다운되려던 기분마저도 좋게한다.

셋째, 방 컨디션 또한 개인차가 있겠으나 혼자 또는 보호자와 생활하기에 충분한 크기이고 방에는 냉난방기, 침대, 냉장고, 옷장, 옷걸이, 테이블 등 불편함은 전혀 없다. 화장실 또한 각 방에 딸려있고 충분한 공간이 할애되어 있다. 특히 샤워기, 세면기, 변기 수압이 쎄서 무엇보다 좋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고 걱정되었던 투석,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든 조건이 다 좋아도 투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않은가. 그런데 제주라파의집 의료진은 단연 최고였다. 수간호사님을 필두로 모든 의료진들의 세심함 배려 친절, 거기에 수간호사님의 전문 지식까지 완벽했다.
특히, 수간호사님은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는 말을 그냥 흘려보내시는 법이 없다.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바로 조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해주시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공부하시고 고민하셔서 하실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을 찾으시려고 하신다. 우연히 수간호사님의 노트를 보게 되었는데 환자분들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신 흔적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사실 한 주, 두 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환자일 수도 있는데 모든 선생님들은 진심이셨다. 나 같은 경우는 혈압도 워낙 낮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어 다른 환자들보다도 몇 배는 더 손이 가는데도 단한번도 싫은 기색은 커녕 먼저 불편한 게 없는지 살피신다. 그 기분좋은 목소리들은 없던 에너지마저 생기게 해주시는 마법같았다. 나만이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그러하시니 정말이지 대단하고 저절로 감사함이 차올라온다.

그리고 사무실 선생님들이 뒤에서 알게 모르게 전반적으로 관리하시고 살펴주셔서 불편함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서 우리 투석환자들이 마음 편하게 자연을 만끽하며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큰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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