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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찬미한 일상
- 2023.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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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디데이 특별 사진전 <장미-찬미>의 이식인 촬영을 위해 특별한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뭉쳤다.
오랫동안 당뇨병으로 투병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선물 받고 새 인생을 살아가는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인회 회원들이다.
신췌장이식인 김현기, 김희연, 송범식, 양윤선 씨 / 췌장이식인 이승진, 조은설 씨
몸이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요?
김현기 :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어요. 그런데 당시만 하더라도 소아당뇨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한창 성장기였는데도 먹고 싶은 음식이 없을 정도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몸무게도 급속도로 줄어들었었죠.
조은설 : 대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갑자기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혀가 타들어 가는 극심한 갈증을 느꼈어요. 친오빠가 소아당뇨로 오랫동안 투병한 탓에 예후를 잘 아는 저는 정말 죽고싶을 만큼 절망적이었어요. 당뇨는 너무 무서운 병이거든요. 결국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망가지니까요.
좌측부터 김현기, 조은설 님
투병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승진 : 중학생 때부터 투병을 이어오면서 음식 섭취에 제한받는 건 당연하고, 수시로 혈당을 확인하면서 하루에 네 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어요. 어쩌다 저혈당 증상이라도 오면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고 곧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감마저 밀려들어 매일 매일이 지옥 같았죠.
양윤선 : 저는 인슐린 부작용이 심각해서 치료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몸무게가 15kg이나 늘었어요. 누군가가 옆구리를 콕찌르기만 해도 온몸에 파동이 일고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통증이 느껴졌죠.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식이요법에 전념했지만, 결국 신장이 망가져서 투석 치료까지 하게 되었어요.
송범식 : 당뇨합병증으로 췌장과 신장이 모두 망가졌어요. 온몸의 피를 꺼낸 후 노폐물을 거르고 다시 몸속으로 집어넣는 혈액투석 치료의 고통을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마라톤을 두 번 완주한 것과 맞먹는 체력 소모가 있는 혈액투석은 한 번 하고 나면 몸을 가눌 힘이 없을 정도예요.
좌측부터 이승진, 양윤선, 송범식 님
이식받을 당시를 말씀해 주세요.
조은설 : 15년간 투병을 이어오며 이식을 받을 수도 있다는 연락이 올 때마다 낮이고 밤이고 입원 가방을 챙기기를 수십 번이었어요. 그러다 2014년 7월 15일, 그날도 3순위 대기자라 큰 기대 없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제가 췌장을 이식받게 되었다고 해서 믿을 수가 없었죠. 모든 게 꿈만 같았어요.
이식 수술 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김희연 : 24시간 365일 착용해야 하는 인슐린 펌프로부터의 해방감, 혈액투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은 경험해 보지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저에게 기증인은 ‘죽어가던 나를 살려준 생명의 은인’ 그 이상이에요.
김희연 님
김현기 : 과거의 저처럼 소아당뇨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투병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돕고 싶어서 신췌장이식인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언젠가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아당뇨 환자들을 위해 강단에 서고싶다는 원대한 꿈도 생겼고요.
송범식 : 무엇보다 기증인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더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삶의 원동력이 되었어요. 제 최고의 건강관리 비법은 기증인과 그 가족들을 항상 떠올리는 것이에요. 그 나눔과 사랑을 생각하면 제게 주어진 두 번째 삶과 건강을 잘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이 들거든요.
기증인과 유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김희연 : 지금도 이식받은 4월만 되면 기증인과 그 가족들이 생각나요. 그때마다 감사하다고, 더 기쁘게 살아가겠다고 약속해요. 보통의 사람들은 결코 할 수 없는 귀한 나눔을 해주셨으니 존경한다는 말로도 부족한 것 같아요.
양윤선 : 생명을 선물 받은 저는 축복받은 사람이에요. 여전히 조심할 게 많지만, 기증인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아볼 거예요. 그러니 유가족분들은 저보다 백배 천배 더 행복하셨으면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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