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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희망등록 연령 하향조정... 청소년들의 생각은?

  • 2020. 01.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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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지난 7월 장기기증 희망등록 가능 연령이 기존 만 19세 이상에서 만 16세 이상으로 변경됐다. 고등학생들도 부모의 동의 없이 스스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만 16세는 생일이 지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로서 헌혈이 가능한 나이이기도 한데 헌혈은 2018년 기준 전체 헌혈자의 21.4%인 61만 5,878명이 고등학생으로, 장기기증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연령 조정이 희망등록률 증가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이에장기기증에 대한 실제 고등학생들의 인식은 어떠한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담에는 경기 남양주에 있는 금곡고등학교 인터랙트 동아리 4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국제로타리 3600지구 미금로타리(회장 김화섭) 산하 청소년단체 동아리인 인터랙트는 지난해 제도 변경을 하루 앞두고 장기기증 교육에 참여한 뒤 가능 연령이 된 직후 그 중 10명이 본부에서 가장 먼저 단체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바 있다.

금곡고등학교 인터랙트 동아리 학생들 (좌측부터 김병준, 황상민, 권예지, 주준민)

너희들은 장기기증 교육 어땠어? 나는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기는 했어도 솔직히 당시에는 그저 먼 얘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교육 시간에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서 가족분께 신장을 기증했다는 얘기를 처음 해주셔서 ‘뭔가 내 주변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거리감이 조금 좁혀진 것 같아
맞아. 나도 처음에는 장기기증이 별로 와 닿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도 경험이 있다고 하시고 강의도 듣다 보니까 단순히 남의 얘기로 치부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사실 강의를 듣기 전부터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서 더 집중해서 보고 관심 깊게 들었지.
버킷리스트? 그럼 처음 장기기증을 알게 된 게 언제였어?
초등학교 때 SNS에서 우연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여러 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는 뉴스를 보고 ‘아, 만약에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장기기증 하는 게 좋겠다. 나도 나중에 값진 사람이 돼야지’라는 생각을 품었던 걸로 기억해.
아, 정말?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훈훈한 마음이 들다가도 동시에 생명을 준다는 게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다 보니까 ‘솔직히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었거든. 근데 강의에서 실제 사례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남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보람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이 바뀌었어.
나 역시 그때 강의를 듣고 곧바로 이거는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응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생겨서!
그런데 제도가 이번에 바뀐 거잖아? 만 16세가 어리다고 하면 어린 거고 컸다고 하면 또 컸다고 할 수도 있는 나이잖아. 개인적으로는 장기기증을 혼자 결정하기에는 아직 좀 어린 나이이지 않나 생각하는데 너희는 어때?
나는 만 16세면 스스로 충분히 인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 선거 가능 연령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춰졌잖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흔히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자기표현도 강하게 내세우기 시작하고 자기주장을 말할 기회도 중학교 때보다 많잖아. 그래서 장기기증 희망등록 가능 연령을 고등학생부터 가능하도록 낮춘 데 대해서는 딱히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그런 건 없는 거 같아. 나부터도 충동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었으니까.
우리가 헌혈도 다 해봤잖아? 두 가지 다 경험했는데 결정할 때 더 고민됐던 건 뭐였어?
나는 헌혈.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죽고 난 뒤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하는 거니까 결정하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헌혈이 더 어렵게 느껴진 것 같아.
나는 장기기증이 더 고민되기는 하더라. 엄청 좋고 뜻깊은 일인 건 알겠는데 뭔가 가족들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는 일이니까 조금 더 어려웠어. 아참, 너희 부모님들은 뭐라고 하셨어? 우리 엄마는 그냥 “알았다”고 하셨는데, 뭔가 걱정스러워하는 눈빛이셨거든.
나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엄마, 나 장기기증 할 거야. 나중에 나 무슨 일 생기면 꼭 장기기증 시켜줘야 해”라고 말해서 그런지 등록하고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래라”라고만 하셨어. 그러니까 오히려 섭섭하던 걸? 하하
나는 부모님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어!
나도. 오히려 “그런 걸 왜 하냐”고 하는 친구의 반응이 더 속상했어.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서 권유했던 거였는데 아쉬웠지.
장기기증 희망등록했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이 많이 놀라기는 하더라. 아직까지는 ‘장기기증’이라는 말만 듣고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 근데 내 등록증을 보고 관심 갖고 물어보다가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친구도 있었어
그래서 나는 연령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 등록이 가능해진 우리 또래 학생들에게 과학이나 체육과 같은 관련 과목에 접목시켜서 장기기증 교육을 병행하는 게 훨씬 중요할 것 같아.
좋은 생각이다. 우리처럼 한 번 특별히 받는 교육도 의미 있지만 선생님들께서 수업시간에 해주시는 이야기는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귀에도 잘 들어올 것 같아.
요즘 많이 보는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를 개발해 올리는 건 어떨까? 매체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생명나눔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같은 걸 만들어서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오, 그것도 좋겠다. 아무튼 연령 조정에 발맞춰 뒷받침하는 제도나 시스템을 보완해나간다면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 희망등록률은 더 높아지고, 결국 많은 환자가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다.


이날 학생들의 토론을 지켜본 지도교사 김영경·홍세진 씨는 “아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생명나눔에 대해 성숙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고등학생들이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툰 면이 있겠지만, 가치관이 성립되는 시기인 만큼 장기기증 희망등록도 충분히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7월 이후 새롭게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만 16~18세 희망등록자는 전년도 동기간 대비 13배 가까이 증가했다(11월 말 기준). 그러나 이 기간 전체 등록자 수 3만 7,963명에 비하면 3.7%에 불과한 수치로, 헌혈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고등학생인 것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청소년 생명존중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약 100만 명의 학생들에게 장기기증을 교육·홍보해온 본부는향후 전국 교육청 및 고등학교와 협조해 청소년들의 인식 개선에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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