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로고

미리 써보는 유언

  • 2020. 05. 13
  • 신승혜
  • 이 게시글을 995명이 보았습니다.

나를 잊어주세요.

내가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을 두고 먼저 떠나렵니다. 살아가면서 아무 이유없이 저를 좋아해 준 사람들도, 싫어한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모두 저를 잊어주세요. 슬퍼하지도, 기뻐하지도 말아주시고 부디 없었던 사람처럼 당신들의 일상을 살아가길 빕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지 저는 모르지만, 혹여나 사고로 죽게된다면, 이 계기로 당신들이 조심하게 살아갔으면 해요. 제가 쓴 물건들은 모두 태워주시고, 얼마인지는 모르는 돈들은 모두 동생에게 주세요. 나름 큰 탈 없이 살아온 것 같아요. 아 참, 저는 화장해서 넓은 곳에 뿌려주세요. 저는 자유가 좋아요. 저를 찾아오는게 싫어요. 그 누구든. 나의 죽음으로 당신들이 감정을 소비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제가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갔던, 읽기만 해도 가슴이 차올랐던 시의 구절을 읊고 떠날게요. '그리고 만일 인생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 두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왜곡되어 바보들이 너를 욕하더라도 너 자신은 그것을 참고 들을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너의 전 생애를 바친 일이 무너지더라도 몸을 굽히고서 그걸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만일 군중과 이야기 하면서도 너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꼐 걸으면서도 상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적이든 친구든 너를 해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되 그들로 하여금 너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네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1분간을 거리를 두고 바리보는 60초 대신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소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