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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유언

  • 2020. 08. 03
  • 김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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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유언

지금 당장 죽을 것도 아니고 죽을 생각도 없지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수록 뭔가 숭고해지기도, 가벼워지기도 하네 내 나이 19살에 항상 품 속에 유언장을 품고 살긴 하지만 딱히 삶에 대해서, 또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네 시행착오가 있고 실패가 있었지만 나는 항상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이 삶에 미련이 없다. 다만 공부를 좀 열심히 해볼걸 하는 생각이 드는데 솔직히 후회는 안 된다. 어차피 돌아가도 난 똑같이 놀 거니까. 난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지며 살려고 노력했고, 어둠 속에서 밝음을 좇는 만화 주인공 같은 삶을 살고 싶어 누구보다 정의롭고 싶었고, 말은 험했지만 누구보다 다정했다. 물론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나한테 시비 털었던 너네 다 용서 했다 너네도 나 용서해라 죽을 때 되서 싸우는게 무슨 소용이냐 솔직히 너네 뭐하냐고 물어보면 밥 먹는다고 대답할만큼 우리 크게 싸우지도 않았잖아. 평소에는 보고싶지도 않았는데 이럴 때 되면 또 마지막으로 얼굴 보고 싶더라 엄청난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사랑은 개뿔 아무도 못 좋아하겠더라 으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친구도 다 같은 마음으로 좋아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손가락 끝까지 두근두근 하는 그런 사랑 그거 하나 좀 아쉽지만 다른 감정 다 느끼는데 왜 사랑만 못 느끼냐고.. 어쨋든 죽을 거 사람 살리고 죽는게 기분 좋긴 하네 ㅎㅅㅎ 다들 오래 살다가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고통 많았던 시간 다 치유 받으셨음 좋겠어요 누가 내 장기를 받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됐던 바르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태까지 저는 경찰서 안 가게 열심히 착하게 살았으니까요 누군가가 당할 때 방관도 하지 않았습니다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 주세요 제 인생 로망이라 같이 이뤄주셨음 좋겠어요 항상 옳은 말 옳은 행동만 하지만 누가 나 먼저 건들면 그 때 가만히 있지만도 않아요 좋은 일도 2배로 나쁜일도 2배로 갚아주는게 나을 듯 싶네요 먼저 건드리는건 절대 노노 오래 살아주세여 저는 언제 죽을지 모르겠네여 시한부라는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하네 유서라고 하면 뭔가 굉장하고 감동적인게 나올 줄 알았는데 역시 나는 나네 의대를 못가니까 사람 살릴 수 있는게 이것 뿐이네 의대 가고싶다 공부는 하기 싫지만 그래도 뭐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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