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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유언

  • 2021. 01. 08
  • 박소윤
  • 이 게시글을 904명이 보았습니다.

엄마아빠한테

내가 좀 무심하고 정없긴해도 아마 죽기 직전엔 엄마아빠가 제일 먼저 떠오르겠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사랑해 정말정말 사랑해 너무 많이 사랑해 솔직히 살면서 나름나름 고생한 것도 많았는데 원래 인생은 가까이서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래 예쁜 보정 필터가 씌워졌는지 나 사는 거 정말 좋았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죽는다는 게 너무 무섭다. 근데 엄마아빠가 내 생각하면서 기억해줄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쫌 괜찮아 든든해 이걸 컴맹인 엄마 아빠가 볼수나 있을까? ㅋㅋ 나 어떻게 죽는지 모르겠고 엄마아빠가 나보다 먼저 죽어서 이 글 엄마아빠가 볼일이 전혀 없을 수 도 있지만 보게 된다면 있잖아 내가 만약 살해당했다? 죽이고 싶어도 죽이진 말고 무기징역 정도로만 해두자. 그리고 용서해 그딴 놈 에휴 사람아니다. 상종 ㄴㄴ 나 사고나서 죽었어도 뭐 민식이부모님처럼 여론몰고 청원글 올리고 이러지마 그냥 묻어두고 살아 계속 상기하고 살지마 그런거 피곤해서 어떻게 해? 아무리 슬퍼도 난 내인생 살다 간거니까 엄마 아빠인생 살아. 아주 가끔 한번씩 나 맛있는거만 사다줘. 나는 제사음식 안좋아하고 엄마가 해준 오므라이스랑 아빠가 해준 김치찌개랑 갈비탕이랑 삼겹살이랑 곱창이랑 또 뭐있지 아 떡볶이! 신전이랑 엽떡 좋아해 제사도 말이야 시대에 맞춰 트렌드하게 가보자구 ~ 오케이? 쨌든, 난 간다. 지구별에서 잘살아. 난 다른별로 이사갈래. 빠이 아 그리고 유품같은거정리할 때 다 버려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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