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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유언

  • 2020. 02. 21
  • 김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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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언니들께

장기 기증 신청을 한뒤, 유언장을 미리 써봅니다. 항상 고민만 하던 일을 오늘에서야 실천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오늘 문득 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9살 남자아이가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져,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의 부모님께서는 힘겹고 아프지만 장기기증을 선택하셨고, 그렇게 그 아이는 8명의 어린생명들을 살리고 하늘의 아름다운 별이 되었습니다. 자식이 없는 저이지만, 감히 그 부모님들의 슬픔을 짐작만이라도 해보았습니다. 어려운 결정 이였지만, 장례를 치르고 난뒤, 8명의 생명을 살릴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매순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베풀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저는 꺼져가는 생명에게 빛과 소금이 되고 싶습니다. 이글을 보시고 계실때쯤 저는 없겠지요. 너무 슬퍼하지마세요. 사람은 누구나 다 한번쯤은 죽음을 맞이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죽음을 헛되이 맞지 않고, 값진곳에 쓰려 합니다. 아무래도 엄마, 아빠는 반대 하실것 같습니다. 저의 뜻을 존중해주세요. 식물인간과 뇌사상태는 엄연히 다릅니다. 식물인간은 수일 수년이 지나 회복될 가능성이 미비하게 라도 있지만, 뇌사상태는 그대로 두면 기계적인 도움으로도 생명유지가 되지 않아, 2주~1달 정도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 전에 장기기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능한 한 많은 분들의 생명을 살리고 싶습니다. 그런날이 만약에라도 오게 된다면, 부디 건강한 장기로 9명에게 온전히 갈수 있길 바랍니다. 기증 한뒤, 저를 화장하여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 옆 소나무 밑에 뿌려주세요. 저는 그게 편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니들, 아프고 힘들겠지만 슬퍼하지말고, 큰언니는 약하니까 너무 울지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줘. 슬픈게 아니고 숭고한 정신으로 생각해줘. 나라는 사람은 뿔뿔히 흩어져 없어지지만, 우리나라 곧곧에 흩어져 날 필요로 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테니.. 가끔 하늘을 보면서 날 떠올려줘 막내지만, 어떤때는 언니 처럼, 어떤때는 동생으로 많이 도와주고 보탬이 되주려 노력했는데, 그 마음을 언니들도 알아줬다고 생각해. 나는 이렇게 하늘로 가지만, 우리의 연이 이것으로 끝난다 생각 하지 않고,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할께. 기회가 된다면 언니들도 장기기증을 신청 하는거 알아봐바. 무섭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는 어차피 죽게 되었으니 살수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더 살아갈수 있도록 베풀고 싶어. 그럼 모두 안녕히 계세요.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 육신은 없지만, 여러 사람들 마음속에서 살아있을거예요. 그동안 살갑게 표현 못했는데, 말하고 싶었어요 엄마 아빠 언니들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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