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로고

미리 써보는 유언

  • 2020. 05. 25
  • 정선진
  • 이 게시글을 851명이 보았습니다.

안녕

엄마,아빠, 언니 나 어떻게 죽었어? 아프게 죽었나 아니면 생명 가득하게 살다가 죽었나 지금처럼 사람은 죽잖아 그래서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잘 살았는지 모르겠네 내가 몇살에 죽을지는 모르지만 이 유언을 작성하는 선진이는 20살이야 누가 그러더라고 사람은 죽기에 살아있는 시간이 찬란하하게 빛나는 거라고 지금 모두가 빛나고 있는데 다들 그걸 모르는것 같아서 장기기증한다고 너무 슬퍼하지마 내 장기로 다른 사람이 안아플수 있잖아 딱히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네 나는 죽는다고 슬프지않아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든 동물로 태어나든 태어나는 거니까 강아지로 태어나면 엄마 아빠 강아지로 입양가면 되는거고 뭐 인연이면 꼭 다시 만날거야 우리는 인연도 아니고 우연도 아닌 필연이잖아 그럼 분명히 다시 만날거야 그러니까 너무 오래 슬퍼하지말고 그럼 나도 슬프잖아 이상한 생각도 하지말고 뭐 괜히 나따라온다거나 그럼 죽어서도 내가 죽여 그러니까 엄마, 아빠, 언니는 각자 자기 생명 꽉꽉 채워서 보자. 아주 나중에 아주 나중에 봅시다. 아주 많이 아주 많이 비치도록 내 삶의 시작부터 그 마지막까지 사랑했어. 사랑하고 죽어서도 사랑할거야 아 나 제사는 지내줘 한번만 딱 한번만 해줘 궁금해서 해 달라는거야 진짜 마지막으로 울고 싶으면 맘것울고 그렇다고 너무 울지는 말고 웃고 싶으면 웃고 웃기 싫으면 웃지마 알겠지? 내 장래식에 사람들은 많이 왔어? 엄만가 아빠가 옛날에 장래식사람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인다매 근데 내가 워낙 인생을 착하게 안살아서 많이 안 왔을수도 있겠다 근데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가장잘한짓이 내 멋대로 산거 남들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산거 그러니까 그렇게 살다가 나중에 아주 나중에 봅시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