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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10.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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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돈 받았냐" 장기기증 모욕한 네티즌


정종훈 복지행정팀 기자 


‘가족이 장기기증 결정한 것이지 본인 선행은 전혀 없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수술대 올라가 장기 빼가는 거 생각하면 무섭다’…. 


지난달 21일 심장·간·신장 등을 7명에게 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중학교 3학년 임헌태(15)군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검사가 돼서 착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임군은 불의의 사고로 뇌사(腦死) 판정을 받은 뒤 가족들과 이별했다. 많은 사람이 ‘명복을 빈다’는 등 임군의 숭고한 희생에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달랐다. 이들은 장기기증에 나선 가족들이 대단할 뿐 기증자 본인 역할은 없다고 깎아내렸다. 기증 자체를 끔찍하다고 보는 시각도 꽤 있었다.


하지만 뇌사자 장기기증 결정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부모·자녀·배우자 등 가족 동의 하에 의료진의 최종 뇌사 판정이 나와야 비로소 기증이 시작된다. 생전에 기증자가 장기기증 희망 서약을 했더라도 재차 가족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기증자 가족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만큼 짧은 시간에 엄청난 고민을 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접고 어려운 결정에 나섰더라도 마음의 짐은 평생 갈 수밖에 없다.


가족이 기증을 결정할 때 뇌사에 빠진 자녀의 평소 뜻과 품성을 존중한다. 아들을 먼저 보낸 임군의 아버지는 “평소 착했던 아들 헌태가 착한 일 하고 가자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돈 받고 기증했냐’는 식의 날선 댓글, 주변 사람들의 부주의는 가슴을 후벼판다. 2015년 아들의 장기기증을 결정한 이봉화(60)씨는 “기증한 가족들은 사고 났을 때 한번 상처를 받고 기증 후 기사 댓글을 보면 두 번째 고통을 겪는다. 선의로 기증을 결정했기에 수혜자들이 행복하기만 비는데 악성 댓글을 볼 때마다 서운하다”고 했다.



[기사 전문 보기]
https://news.v.daum.net/v/2019100200063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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