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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인과 이식인

준희가 남겨준 선물, 장기기증

  • 2019.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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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의 심장을 이식받은 그 분에게 

꼭 한 번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 뇌사 장기기증인 故 박준희 씨의 부모 박명국, 신경숙 씨 -






“장기기증, 세상에서 가장 착했던 내 딸 준희가 남겨준 선물입니다”


지난 2015년 6월,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나누며 떠난 故 박준희 씨의 부모 박명국, 신경숙 씨를 만났습니다. 



준희 씨는 지난 2015년 6월 4일 새벽,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병원을 찾은 박명국, 신경숙 씨 부부는 의식없이 누워있는 준희 씨를 보고 심장이 멎는 듯 했는데요. 준희 씨가 타고 있던 차를 향해 25인승 버스가 돌진했고, 그 사고로 갈비뼈 9개가 부러져 경추까지 손상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의식 없이 누워있는 준희가 뇌사 상태로 추정된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사실 그때는 뇌사와 식물 인간의 차이조차 몰랐어요.”


박명국 씨 부부는 아이의 장기기증을 선뜻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전국에 ‘메르스’ 주의보가 확산되어서 가족들조차도 중환자실에 있는 준희 씨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메르스에 걸려 격리라도 당하면 준희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잖아요. 

그래서 매일 소독액으로 머리를 감고 온몸을 닦았어요. 

엄격한 통제 속에서도 준희의 마지막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하루, 이틀... 점점 시간이 갈수록 누워 있는 준희 씨의 얼굴에는 힘겨움이 묻어났습니다. 지켜보던 아들은 이제 더 이상 누나가 힘들지 않도록 보내주자고 말했습니다. 경황이 없었던 부부는 그제야 비로소 장기기증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21세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 딸의 생명이 누군가에게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부는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2015년 6월 12일 준희 씨는 심장과 신장을 기증해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 신경숙 씨는 딸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뭉클합니다. 



“준희는 만으로 꼬박 20년 20일을 살다 생을 마감하게 됐어요. 

저희 부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떠나 버릴 줄은 몰랐어요. 

갑자기 떠난 딸을 생각하면 미안한 것이 많아요.”


준희 씨는 부모님 생일, 결혼기념일, 어버이날과 같은 기념일마다 선물과 편지를 챙기던 착하고 예쁜 딸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격 탓에 주변에 사람이 끊이질 않았던 그녀는 마지막 가는 길에도 생명나눔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남긴 채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제 딸의 삶을 이어가고 있을 그분들의 삶에 동행합니다.

가족은 준희 씨를 떠나보낸 슬픔 속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희 씨의 어머니는 딸이 떠나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집 근처에 있는 납골당을 찾아 딸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슬픔 가운데서도 딸에게 장기를 이식받아 삶을 살아가고 있을 이식인의 소식이 궁금했어요.” 


2016년 3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본부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바로 본부에 전화를 걸었고, 그해 6월,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된 도너패밀리 소모임을 찾았습니다. 아버지 박명국 씨는 소모임을 통해 처음으로 딸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마침 제 딸이 사고가 난 지 꼬박 1년이 되는 날에 소모임이 진행됐어요. 

슴에 사무친 슬픔과 아픔을 갖고 소모임에 참석했는데, 

도너패밀리 회장이신 강호 목사님으로 시작해서 저희를 반겨주는 직원들 모두가 

위로를 건네주셔서 가슴이 따뜻했어요.”



한 번의 발걸음으로 특별한 위로를 얻게 됐다는 박명국 씨 부부는 지난해 연말 행사에도 아들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도너패밀리 행사에 오길 잘했다라고 우리 부부는 한 목소리로 이야기 했어요. 

딸이 떠난 사실은 너무 아프지만 우리 딸 준희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든든하고 위로가 됐어요.” 


더불어 신경숙 씨는 딸의 장기를 기증받은 이들을 향해서도 감사와 그리움의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새 삶을 살아가는 이식인분들이 건강하시고, 

다른 환우들에게도 그 사랑을 전하며 살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법이 바뀌어져서 이식인들의 소식을 편지로라도 들을 수 있게 되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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