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잊지않을게, 하람아

  • 2019.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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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생명을 통해

 누군가가 살아가다니 감사합니다.

- 뇌사 장기기증인 김하람 씨의 아버지 김순원 목사-




2016년 7월 2일, 구리의 예인교회는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올렸습니다. 이 교회에는 생명나눔과 얽힌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김순원 담임목사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것입니다. 김순원 목사는 지난 2015년 사랑하는 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며 장기기증 결정해 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2015년 추석을 며칠 앞둔 금요일, 아침뉴스에서는 미국 시애틀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다국적 학생들을 싣고 달리던 버스는 중앙선을 침범해 돌진한 수륙양용 버스에 측면이 부딪치면서 처참하게 부서졌습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미국 시애틀로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이었고, 미국에 도착한 지 이제 막 1주일이 되던 때였는데요. 그 안에는 한국인 학생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한 학생이 사고로 인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한국에서 뉴스를 시청하던 김순원 목사는 일주일 전 시애틀로 떠난 딸 하람 씨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내 머리속에서 불길한 생각을 지웠습니다. 딸의 이야기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전화기가 소란스럽게 울렸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람은 미국 영사관 직원이었습니다. 김순원 목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습니다. 아침에 봤던 뉴스 속 사고의 주인공이 자신의 딸이었던 것입니다. 


“상태가 어떤가요?”놀란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며 물었을 때, 돌아오는 말은 “많이 안 좋은 상황입니다.”였습니다.



믿고 싶은 사실 앞에 김목사 부부는 바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어렵게 도착한 미국에서 딸의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절망했습니다. 영사관 직원이 ‘안 좋은 상황’이라고 했던 것은 딸에게 소생의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의료진은 딸 하람 씨의 상태를 알리며 뇌사 장기기증에 대한 의사를 물었습니다. 김순원 목사는 하루 동안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장기기증’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해주셨습니다. 


“하람이는 평소에 술, 담배는 물론이고 커피도 안마시던 아이었습니다. 몸에 나쁜 것은 한 일이 없었어요.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이었기에 생명을 살리는 일에 딸의 마지막을 시간을 드리자고 결정했습니다.”


가족들의 고귀한 결정으로 하람 씨는 미국에서 간, 폐, 신장, 췌장, 각막,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며 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낯선 이방인이 자신의 나라에서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고도, 장기를 기증했다는 사실에 미국인들은 크게 감동한 듯 했습니다. 하람 씨의 시신을 인도해 미국공항을 빠져나오는데 아주 극진한 에스코트를 받았습니다.



“하람이는 미국에 가서도 하루에 한 번씩 집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매일 한 시간씩 통화했어요. 맏딸이었지만 애교가 많은 아이었어요. 항상 저희 부부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던 다정한 딸이었습니다. 그런 딸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되어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이식인의 정보가 공개되어 하람 씨의 장기를 이식받은 이식인들로부터 건강을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감사 편지를 받았고, 2016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간 이식인과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도 간 이식인은 김 목사와 같은 나이었고, 이식인의 딸이 하람 씨와 같은 나이었습니다. 이식인 브라이언은“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는 힘들고 슬픈 순간에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결정을 해주어 감사하다”며“하람이의 장기를 이식받고 두번째 삶을 살아가는 만큼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예인교회에서 생명나눔예배가 있던 그날, 김순원 목사는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말씀을 전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어렵고 힘든 자들에게 진정한 이웃이 되어주자는 내용의 설교가 끝난 뒤 본부의 김동엽 사무처장이 강대상으로 나와 장기기증에 대한 안내를 덧붙였습니다. 이날 60여 명의 성도가 모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8명의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했습니다. 


김순원 목사는 세상을 떠나며 여러 생명을 살린 딸을 생각하며, 더 많은 생명나눔의 물결이 이어졌으면 하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하람이는 신앙심이 투철하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착한 아이었기에 장기기증을 동의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독교인으로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장기기증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마지막 때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그 때에 생명나눔으로 깊은 신앙의 여운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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