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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인과 이식인

푸른 눈의 신장기증인

  • 2019. 0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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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웠고,

이제 한국의 특별한 을 배웁니다"

- 신장기증인 가브리엘 씨 -





'최선을 다하지 않고 조금 나눴다면, 그것은 나눈 것이 아니다' 

최선과 성실성을 강조하는 프랑스작가 카뮈의 글을 읽고 삶에 있어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20대 청년 가브리엘 씨. 미국에서 건너온 그는 금발의 머리, 파란 눈, 하얀 피부를 지녔습니다. 생김새도 언어도 다르지만, 머나먼 타국 땅 한국에서 생명을 나누겠다고 결심했고, 그 결심을 실천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가브리엘 씨가 신장기증 수술을 받던 날, 서울아산병원에는 국내 최초 외국인 신장기증인이 탄생했다는 소식에 취재진들로 붐볐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한국에서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고자 나선 미국인 가브리엘 씨의 사연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국내 최초 외국인 신장기증인 가브리엘 씨


"세상에서 가장 선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선한 일 중에서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신장기증을 선택했어요."


미국에서 보스턴대학을 졸업하고, 계속해서 학문에 정진하며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았던 가브리엘 씨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회의감에 빠져 깊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계속 되는 우울감에 안정된 일상을 떠나 특별한 곳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는데요. 되도록 거리가 멀고, 문화가 다른 나라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그가 선택한 곳이 바로 한국이었습니다. 


"지도상에서 미국에서 가장 먼 나라로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민을 하던 중 한국어의 매력에 빠져 한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 약 3개월 간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가브리엘 씨는 2011년 2월 한국에 들어와 현재 대전 한남대학교의 조직신학 전공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장수술을 하기 전, 환한 미소를 띤 가브리엘 씨


"살아있을 때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이 정말 선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장 실천하고 싶었지만, 당시 대학원 준비로 인해 시간적,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어요."

그는 대학시절, 미국에서 생존시 기증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실천에 옮기지 못했지만 늘 가슴 속에 생명나눔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던 그는 머나먼 한국에서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한국에 온지 3년이 되던 지난 2013년 9월, 장기기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전충남지부를 찾은 가브리엘 씨. 당시 장기기증에 관한 상담을 받고, 뇌사시 장기기증 및 사후 각막기증 뿐 아니라 생존시 신장기증을 하겠다는 서약도 했습니다. 


살아서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결심을 한 가브리엘 씨에게 국적이나 인종 등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디에서든 마음을 먹었을 때에 생명을 살리는 일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브리엘, 엄마는 너의 인생과 네가 선택한 뜻을 존중한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수술대에 오른 적 없었다는 가브리엘은 이번 신장기증을 위해 처음으로 수술대 위에 올랐습니다. 병원에도 간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했던 그가 이국땅에서 타인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들은 그의 어머니는 담담하게 가브리엘 씨의 결정을 존중해줬습니다. 놀라고 걱정이 앞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선한 일을 택한 그의 결정을 응원해 준 것입니다. 


또한 신장기증에 대해 어머니와 논의 하던 중, 어머니도오래 전 친척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장기증을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모자는 생명나눔으로 더욱 특별한 공감대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수술 전보다 수술 후에 기분이 훨씬 기쁘고 좋아요. 퇴원 후에 잠깐 이식인분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혈색도 좋으시고 밝아 보이셔서 제가 더 기쁘고 감사했어요." 


퇴원 후 본부를 찾은 가브리엘 씨


절망에 빠져있던 환우의 삶에 희망과 용기를 선물한 가브리엘 씨. 회복이 빨랐기에 수술이 있은 지 일주일 뒤 퇴원을 했고, 밝은 미소를 띤 채 본부를 찾았습니다. 


"신장을 이식받을 분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동안 투병생활로 마음도 몸도 많이 아프셨을 텐데, 이렇게 이식을 받을 수 있게 돼 축하드려요. 새로운 생명으로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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