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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유언

  • 2021. 07. 21
  • 조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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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은 어떠했나요

2021년 07월 21일 수요일 오전 12시 33분 입니다. 스물 다섯에 적는 유서라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이 글을 부디 제 마지막 순간에 함께 옆에 있는 여러분께서 많은 분들께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참으로 복 받은 여생이었습니다. 부모님께 갚지도 못할 큰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고 그 큰 사랑을 갚으려 노력하며 살아왔을 겁니다. 너무나 든든한 동생 덕분에 언제나 혼자 남을거라는 걱정 따위 해보지도 않으며 살아왔습니다. 제 옆에서 언제나 제 편으로 있어주던 친구들 형님 누님 동생들 읽었을 때 순간 '나인가' 싶었다면 맞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즐거웠고 많이 웃었고 재밌었습니다. 인복도 넘쳐서 주변에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도 많네요 표현은 못했지만 저를 알고만 계시더라도 저는 당신에게 한 번이라도 깊이 감사한 마음을 가졌을 겁니다. 제 삶에 있어서 '조준영'의 누군가가 되어준 여러분 모두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 삶은 의미있었고 떠나며 아쉬운 단 한 가지는 더이상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것 뿐입니다." 종교는 없지만 사후세계는 믿습니다. 그곳은 시간의 밀도가 다를지 혹은 시간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먼 훗날 아주 먼 훗날 우리가 다시 만날 그곳이 존재할 거라 분명히 믿습니다. 그 때 제가 사후세계 선배로서 여러분에게 또 한 번 든든한 존재로 만나고 싶네요. 혹여 이 글을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읽는다면 전 참으로 못난 아들로 이번 생은 마무리하네요. 언제나 말했듯 다음 생은 부디 두 분의 부모 되어 주신 사랑 모두 갚으려 합니다. 저만 생각하면 눈물 흘리는 우리 어머니, 저를 위해 일평생 고생만 하신 우리 아버지 두 분이 제 삶의 가장 큰 행복이었습니다. 부디 제 불효로 두 분이 엄한 생각 하시거나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의 우스꽝스러운 사진이 많습니다. 영정사진은 멋진걸로 해주고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서만 그 사진들 보며 웃으며 보내주세요. 준일아 너에게 든든히 있어야 할 형이 짐만 남기고 떠나는구나 언제나 나보다 의젓하고 멋졌던 너라서 형은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너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고 살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건만 형이 그렇게 해주었을지 모르겠다. 언제나 고마웠고 지금 이 순간에도 또 고맙다. 제 옆에서 저만을 사랑해준 그녀에게도 한 마디만 남길게요.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그 마음만 잊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요. 친구들 형 동생들은 뭐 한 마디 이런거 안 남겨도 알죠? 아주아주 오랜 뒤에 또 웃으며 봐요 우리.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유언이라니 괜시리 진지해져 봤네요. 건강한 장기가 있다면 모두 기증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죽어서도 사랑 받게 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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