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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당신은 우리 가족의 영웅입니다

  • 2022.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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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우체통

 



안녕하세요.

지난해 7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한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폐를 이식받은 어머니를 대신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4월, 어머니는 심한 몸살 기운으로 병원을 옮겨 다니며 입·퇴원을 반복했습니다. 


건강이 점점 나빠져 가던 어머니는 한 대학병원에서 간질성 폐 질환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평소 누구보다 건강했던 분이었기에 이 생소하고 무서운 병명을 듣고 받아들이기를 무척 힘들어하셨습니다. 


치료를 지속해도 폐의 염증들이잡히지않았고, 폐 섬유화 증세는 점점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호흡조차 힘들어진 어머니는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지금도 그날은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슬픈 날입니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미안함에 매일 눈물만 흘리는 가족들을 보며 오히려 본인이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눈을 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되어 중환자실에 계신 어머니를 하루에 한 번 영상통화로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 힘들게 버티던어머니의심신은 지쳐만 갔고, 결국은 폐 기능이 악화돼 에크모 치료를 하게 됐습니다.


어머니의 유일한 치료법은 폐 이식이었기에 장기이식 대기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면서도 여러 가지 마음들이 교차했습니다.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야만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기증인의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하늘이 무너지는 일일지 생각을 하면 계속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폐를 이식받을 수 있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로표현할 수 없는 감사한 마음에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나 힘든 상황 속에서 장기기증을 결심해 주셨는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진심을담아 기증인께서 떠난 후 49일이 될 때까지 저녁마다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생명을 선물해 주신 영웅님의 숭고한 나눔에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 저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습니다.


이름 모를 천사분의 고귀한 사랑으로 그날부터 어머니에겐 새로운 하루가시작됐습니다. 폐 이식을 받고 난 후 어머니는 이제 편히 숨 쉬며, 가족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머니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시고 가족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을 허락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어머니가 받으신 새 생명 잘 지키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인과 가족 분들은 저희 가족의 평생 영웅이십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2021년 7월 1일,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폐를 이식받은 이식인의 딸 한수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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