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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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인연이 기적이 되는 순간
- 2025.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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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인의 순수한 사랑과 용기가 없었다면 지금 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제게 신장을 기증해 준 그분의 사랑과 생명을 기억하며
저도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 박순향 씨의 감사 편지 中 -
신장이식인 박순향 씨
빛나는 청춘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
1978년, 꿈 많던 청춘이었던 박순향 씨는 항공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예약과 발권 업무를 성실히 이어가던 그녀는, 1985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박 씨는 결혼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병원에서 신부전증으로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했어요. 활기 넘치던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죠."
자유로웠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투병을 시작하며 정든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박 씨는 여섯 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복막에 2리터의 물약을 교환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생활을 시작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투병 생활도 너무나 힘들었지만, 의료비 부담은 더욱 큰 고통이었어요. 당시에는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한 의료보험이 없어 비싼 약값을 환자가 온전히 부담해야 했거든요.
결국 점점 불어나는 치료비에 박 씨는 투병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직장에서 혹시 동료들에게 피해가 될까 화장실에서 몰래 약을 교체하며 근무했지만, IMF 외환위기로 인해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잃게 되면서 또다시 시련에 직면했다.
신장기증 릴레이, 기적을 이룬 인연
오랜 고민 끝에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 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기적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기대조차 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아요. 이식 수술을 기다리던 박순향 씨에게 한 차례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조차도 불발되며 희망은 점차 희미해졌다.
그러던 중, 박 씨의 어머니가 딸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린 본부에서 연락이 왔다. 박 씨가 신장이식 결연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1998년 8월 21일, 자신의 신장을 대가 없이 나눈 순수 기증인의 사랑을 시작으로, 박 씨를 포함한 환자 세 명이 새 생명을 선물 받은 신장기증 릴레이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 후, 첫 소변을 보는데 얼마나 신기하고 기뻤는지 몰라요. 손톱과 입술에 점차 혈색이 도는 것을 보며 생명나눔의 기적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건강을 되찾은 박 씨는 수영, 여행, 요가 등 투병생활 동안 간절히 바라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이뤄 나갔다. 신장기증 릴레이로 함께 새 생명을 선물 받은 이식인들과 모일 때면 우리는 그날로부터 새롭게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해요. 그로부터 1살, 2살이 되어 어느덧 27살이 되었네요."
기증인에게 전하는 감사 메시지를 남기는 모습
신장기증 릴레이를 통해 건강한 일상뿐 아니라, 소중한 인연을 만난 박 씨는 수술 후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명을 나눈 사람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특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희망의 길잡이가 된 생명나눔의 주인공
박 씨는 과거의 자신처럼 장기부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새생명나눔회(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고 이식받은 사람들의 모임) 회원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히어로데이' 행사에서는 이식인 대표로 무대에 올라 감사 편지를 낭독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2023 히어로데이 무대에 올라 생명나눔의 감동을 나누는 모습
"그날 편지를 읽으면서 이식 직후에 느꼈던 여러 감정이 다시 떠올랐어요. 생명을 선물받았던 그날의 감격을 앞으로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어요."
최근 라인댄스와 시니어 모델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박순향 씨는 앞으로도 생명나눔 운동에 힘을 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투병 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는 희망이 아득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때
기적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저도 더 많은 환자분이
생명의 빛을 만날 수 있도록
생명나눔의 희망을 전하는 일에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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