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2019.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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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수 있어서 삶은 아름답습니다”

- 신장&간 기증인 조시운 씨 -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16년 6월, 내리쬐는 태양보다 뜨거운 소식 하나가 본부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2013년 3월, 당시 30세의 젊은 나이로 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한 조시운 씨. 그가 이번에는 간 기증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우리는 간 기증 수술을 마친 조시운 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습니다. “신장 기증 때랑 많이 다르시죠? 어떠세요?” 염려하듯 묻는 본부 취재진을 향해 그는 놀라울 정도로 평온한 표정을 지어보였는데요.



 “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인데요 뭘. 

다만 신장 기증 때보다 조금 더 아프기는 하네요 ” 


33살의 젊은 나이로 신장, 간 기증인이 된 조시운 씨. 지난 2013년, 조 씨는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 한쪽을 기증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어오다가 정말로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 것입니다. 수술대에 두 번이나 오르내리면서도 그는 두려움보다 행복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걸까요? 그에게 장기기증을 결심한 계기를 물었습니다.

 

“혹시 <가시고기>라는 책을 아세요? 어쩌면 이 책이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된 진짜 계기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가시고기를 읽으면서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알게 됐어요.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선물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감동으로 그쳤을 경험이지만, 조시운 씨는 청년 되어서도 그 때의 감동을 잊지 않았습니다. 스무 살 무렵, 그는 본부를 통해 장기기증을 서약했고 지난 2013년, 19세의 만성신부전 환우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습니다. 신장 기증 당시 조시운 씨의 가족은 장기기증의 벅찬 감동을 드러내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처음 시운이가 신장기증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이 걱정됐지만 고통스러워하는 환우에게 새 삶을 찾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조시운 씨 역시 “나와 신장을 나눈 환자가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라며 자신의 몸보다 이식인의 건강을 먼저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가시고기>의 감동이 준 여운 외에도 그에게는 또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7년, 신부전환우였던 친구가 어머니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고 다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것입니다. 


“평소 술, 담배도 안 하던 친구였는데 하루아침에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고 혈액투석으로 일상이 무너져버린 친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장기부전환우들의 안타까운 삶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래서 신장 기증 당시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어요.”



부모님의 만류를 제치고 결국 신장 기증을 실천한 그는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자신의 왼쪽 간 일부를 6개월 영아에게 기증한 것입니다. 그는 첫 기증 수술 때와 마찬가지로 덤덤하게 기증계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사실 지난 2013년도에 신장을 기증하면서 언젠가는 간도 기증하겠다고 결심했어요. 생명을 나눈다는 것은 어쩌면 저에게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나 봐요.” 


많은 돈을 기부한 것도 아니고, 큰일을 한 것도 아니라며 쑥스러워 하던 그는 조심스럽게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실 어려운 이웃을 돕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란 것이 제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어요.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곳이 많아요. 아픈 이웃,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어머니는 길가의 유기동물도 직접 거두는 성격이세요.” 


조시운 씨는 성인이 된 후 어머니를 본받아 보육원에 물품 기부를 시작했고, 군 제대 전까지 12번의 헌혈을 해 생명 나눔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생명을 나눈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그의 말은, 그의 삶에 녹아있는 신념인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가 제 신장을 이식받고 건강하게 살아갈 생각을 하니 저절로 힘이 나요. 저의 간을 이식받은 환우가 생후 6개월의 영아라는 사실만 알고 있어요. 부디 어린이가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랍니다”


그는 늘 그랬듯 담담하게 이식인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습니다. 끝없이 나누고 베풀면서도 그 어떤 보상과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 우리가 그를 '아름다운 청년'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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