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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생명을 나눠준 이와 5년만의 특별한 만남!

  • 2019. 0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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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


뜨거운 햇살이 가득 내리쬐던 지난 8월 말,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 농장에서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2014년 12월 24일, 순수 신장기증으로 한 생명을 살린 김충효 씨가 운영하는 농장에, 그의 신장을 받은 홍효순 씨가 깜짝 방문한 것입니다. 수술 후 5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재회하게 된 이들은 그간의 삶을 회상하며 생명나눔의 감동을 나눴습니다 :D


신장기증인 김충효 씨(오른쪽)와 신장이식인 홍효순 씨(왼쪽)



"안녕하세요. 꼭 한 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자신에게 새 생명을 선물해준 기증인을 찾아간 홍효순 씨는 반가운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식 후 건강을 되찾고 처음으로 기증인을 만난 그는 “늘 건강하신지 궁금했습니다”라며 손수 준비한 떡상자를 건넸는데요. 갓 지은 떡의 온기처럼 따뜻한 마음을 선물 받았다며 고마워하던 김충효 기증인은 휴대폰에서 한 장의 사진을 찾아 홍효순 씨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사진은 바로 신장기증 당시 병원에서 그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홍효순 씨가 김충효 씨에게 추석 선물로 전달한 떡



“이식수술을 하고 일주일 안에 제가 먼저 퇴원을 하게 됐죠. 그때 이식인 분을 찾아뵙고 잠깐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사진 속 홍효순 씨의 모습은 무척 야위고, 안색은 어두워 보였습니다. 김충효 기증인은 “사실 지인 한 분이 신장이식을 받게 됐는데, 바로 거부반응이 나서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제게 신장을 이식받은 분의 건강도 늘 걱정됐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건강해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네요”라며 웃어보였습니다. 다행히 홍효순 씨는 한눈에 보기에도 사진 속 모습과 다르게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김충효 기증인이 순수 신장기증을 하게 된 계기는 아내 박선화 씨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지난 2013년 6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박선화 씨... 평소 아내의 따뜻한 성품을 알았던 김충효 기증인과 가족들은 장기기증이라는 숭고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박선화 씨는 신장, 각막, 간 등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신장을 기증하게 된 계기를 얘기하는 김충효 씨



“아내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생명으로 살아있을 것이라고 세 아들과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던 시간들이 있었어요.”


아내가 떠난 지 1년이 될 무렵, 김충효 기증인이 다니던 예수향남교회에서는 본부 이사장인 박진탁 목사를 초청해 생명나눔예배를 드렸습니다. “신장기증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지금 당장 신장을 나눠 생명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명을 살리고 떠난 제 아내와 같이 말이죠.” 박 목사가 전하는 장기기증에 대한 설교 메시지를 듣고 감동했다는 그는 그 자리에서 사후 장기기증과 생존시 신장기증 희망등록을 했고, 그 해 겨울 순수 신장기증으로 한 생명을 살렸습니다.






"18년 만에 제 생애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어요."


지난 1998년, 30대 초반의 나이였던 홍효순 씨는 감기 증세가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갑작스럽게 만성신부전을 진단받았습니다. 치료법은 오직 신장이식뿐이라는 의료진의 말에 그녀는 깊은 좌절을 느꼈습니다. 마음을 추스른 뒤 본부를 통해 신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했고, 하루하루 투석치료로 연명하며 18년간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신이 지쳐가던 홍효순 씨는 ‘하나님 저를 데려가실 거라면 지금 당장 데려가 주세요. 하나님의 뜻이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제발 제게 새 삶을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울부짖었습니다. 그녀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었는지 2014년 겨울, 신장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본부의 연락을 받게 됐고, 같은 해 12월 24일 기적적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장이식 후 건강을 되찾은 홍효순 씨



그 후 첫 외래를 찾은 그는 "홍효순 씨, 이건 기적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주치의 앞에서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식을 앞두고서 ‘혹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수술이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들로 힘겨웠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주치의의 이야기에 비로소 건강을 되찾았음을 실감했다는데요.


“투병생활을 할 때는 물 한 모금, 과일 한 입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수술 후에는 물도 맘껏 마시고, 먹고 싶었던 바나나를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2개씩 먹고 있어요. 이런 것이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일상이지만 제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죠”


그간의 삶을 나누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이어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을 할 수가 없어요. 아, 이 마음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정말 저를 살리셨어요”라고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기증인에게 표현했습니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되찾은 일상을 감사히,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는 홍효순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김충효 기증인은 연신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신장기증 후 적극적으로 생명나눔의 의미를 전하고 있는데요. 자녀들과 함께 본부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왔고, 본부를 통한 949번째 순수 신장기증인이라는 의미를 살려 운영하는 농장의 이름을 ‘949’로 지었습니다. 신장기증 당시의 감동과 기쁨을 잊지 않고 항상 나누며 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입니다.


“아이들과 본부 행사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에게도 큰 교육이 되었고, 제게도 생명나눔에 대한 동기 부여가 더 확실해졌어요. 본부의 사업이나 행사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1,000번째, 2,000번째의 순수 신장기증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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