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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인과 이식인

빛을 나눈 어머니는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 202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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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 새벽, 유종숙 씨는 각막기증을 통해

시각 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 빛을 선물하며 하늘의 별이 되었다.  


각막기증인 故 유종숙 씨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빛이 되어 세상에 남았습니다”

7월 17일, 유종숙 씨의 둘째 딸 강은주 씨는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본부로 전화를 걸어 각막기증 절차를 꼼꼼하게 문의했다. 강 씨는 “어머니께서 2018년 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신 이후,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각막기증에 대한 의사가 확고하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0일 새벽,유 씨의 자녀들은 어머니가 눈을 감는 순간, 모두 고인의 뜻을 받들어 각막기증에 동의했다. 췌장암으로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이어가는 중에도 끝까지 베푸는 삶을 살고자 했던 고인의 마지막 소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4월, 유 씨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평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면 액티비티 활동도 즐겨할 만큼 건강하고 활기찼던 유 씨에게는 갑작스러운 진단이었다.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한 차례 수술을 받기도 했으나,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병이 진행되어 결국에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유 씨는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서도 “후회 없이 잘 살았다.”는 말을 하며 슬퍼하는 자녀들을 위로했다.


췌장암 진단을 받기 전, 다양한 운동을 즐겨했던 유씨는 취미로 동양화와 왈츠를 배울 만큼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적극적인 성정이었다. 평소 주변으로부터 손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유 씨는 음식을 넉넉히 만들어 나눠주는 것을 즐겼고,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금성교회를 출석하며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 서 왔다. 지난 2018년에는 교회에서 진행된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본부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다. 

마지막 순간 자신의 생명을 나누겠다고 약속한 유 씨는 췌장암을 진단받고, 요양병원에서 투병하던 어느 날, 둘째 딸 강 씨를 불러 각막기증을 당부하는 유서를 건넸다. “내가 누군가에게 새 빛이 되어준다면,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우리 손녀에게도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는 사랑이 담긴 유언이었다. 떠나는 순간까지도 장애를 가진 손녀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꿈꾸며, 자신이 먼저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소신을 전한 것이다.



“아름다운 이별을 선물해 준 어머니께 감사합니다”

20일 오전, 하남마루공원 장례식장에 유 씨의 빈소가 마련되었다. 생전 고인의 인자한 모습이 그대로나타난 영정사진 옆으로는 ‘세상에 빛을 남긴 고귀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본부의 근조기가 놓였다. 

생전 유 씨는 삼남매의 어머니이자 일곱 손주의 할머니로 다복한 삶을 살았다. 매년 가족여행을 다닐 만큼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던 그녀는 일평생 자손들에게 사랑의 뿌리이자 든든한 지주가 되어주었다. 고인의 장례식장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다른 이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시며,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몸소 보여주신 어머니가 자랑스럽다.”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둘째 딸 강 씨는 “어머니와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바라봤었는데, 이제는 더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어머니의 눈을 통해 어둠 속에 있던 누군가가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씨의 각막기증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가족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며, 자신들도 어머니의 고귀한 뜻을 이어 생명나눔에 함께하자는 마음을 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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