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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 2023.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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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1년 2월 18일, 각막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서지원이라고 합니다.

그날을 두 번째 생일로 친다면 저는 올해 13살이 되었네요.


저는 17살 봄,각막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날의 바람 냄새를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봄바람이 그렇게 고통스럽고 슬플 수가 없었어요.


6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부모님께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던 저는 눈에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감지했지만 ‘수술비는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으로 각막이식 대기자에 이름도 올리지 않은 채 1년 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없이 반복되는 고민 속에서 참 감사하게도 18살이 되던 해 꽃들이 땅을 비집고 나올 채비를 하는 계절에 저는 새 세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투병 2년만에 기적적으로 각막을 이식받은 서지원 양



각막이식을 받은 후 저는 시력 회복 외에도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 번째는 책임감, 두 번째는 감사함, 세 번째는 용기입니다.


이식을 받은 후 내가 보는 세상이 더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전교 321등으로 입학한 학교를 전교 8등으로 졸업하고, 지방 국립대에 장학금을 받고 다니며 학업에 전념했습니다. 졸업 이후에는 공무원이 되어 열정적으로 일하다 지금은 창원에서 문화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가 받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책임감이 매 순간 용기를 내서 삶에 최선을 다하게 만들고, 새로운일에 도전하게끔 이끌었습니다.


이식을 받은 후 13년 동안 어려운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그때마다 실명의 위기에 놓였던 제가 다시 두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사실을 기억하며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었을 장기기증. 마치 내 몸을 떼어가는 것같은 슬픔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셨을, 그럼에도 종내에는 큰 결심을 해주신 장기기증인의 가족분들께 세상 모든 이식인을 대신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저는 지금까지와 같이 가족분들의 결정에 감사하며 큰 책임감을 품고 살아가겠습니다.그러다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는 저 또한 생명을 나눠주신 기증인처럼 다른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가치 있는 선택을 하려 합니다.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신 크고 귀중한 결정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2023년 5월 11일

각막이식인서지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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