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천사의 심장
- 2024. 07.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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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식인 김주아 양
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천사의 마음을 가슴에 품은 3살 환아의 아빠입니다. 오늘도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하루하루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제 딸 주아는 생후 7개월 때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이후 에크모 시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그 작은 몸으로 연이어 인공심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주아의 첫돌을 보내고 두 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아내와 저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병원 창밖의 세상이 전부인 주아에게 진짜 세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죄책감에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인공심장을 단 채 이식을 기다리던 어느 날, 주아의 심장이식 수술이 결정되었습니다. 주위에서 축하한다는 인사가 이어졌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잠시 후면 누군가 주아에게 귀한 생명을 나누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해야 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주아가 새 생명을 선물 받는 그 시간, 저와 아내는 기증인과 유가족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주아는 올해 2월 퇴원을 해 560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인공심장 때문에 샤워 한 번 해보지 못한 아이가 안쓰러웠는데, 집으로 오자마자 목욕을 시켜주고 오랜만에 네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잠을 청했습니다. 천사의 심장은 주아와 잘 맞아 숨도 잘쉬고 밥도 잘 먹습니다. 동생이 아픈 이후로 줄곧 웃지 않았던 아들 주호도 드디어 어린이집에서 환하게 웃는다고 하네요.
심장이식인 김주아 양의 가족사진
저와 아내는 유가족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습니다. 앞으로 주아와 천사의 심장이 함께 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두 생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켜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심장이식인 김주아 양의
아버지 김재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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