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
The 나누는 사람들
차디찬 극지에서 뜨거운 생명의 희망을 전합니다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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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연구원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남극 세종과학기지
여성 월동연구대원인 전미사 씨는
극지 미세조류 연구를 통해 미래 세대에 희망을 전하고,
장기기증 운동에도 동참해 수많은 환자에게
따스한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후원회원 전미사 씨
2007년부터 극지연구소 연구원으로 종사하고 계신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극지 해양생물 분야에서 미세조류를 연구하고 있어요. 돌아보면,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정말 운명 같아요.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배양실에서 실험을 진행하다가 우연히 각양각색의 미세조류를 보게 되었는데,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죠. 그날부터 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미세조류 연구에 깊이 빠져들게 됐어요.
극지의 미세조류는 해양의 나무 같은 존재예요. 광합성을 하는 독립적인 영양생물로 상위 생물들의 먹이원이 되고, 해양 생태계의 생지화학적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를 통해서 해양 생태계의 순환과 균형이 지속되죠. 하지만 점차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극지 해양 생태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어요. 이러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깨끗한 지구를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극지 생태계와 환경 문제에 대한 교육과 강연도 진행하고 있어요.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현장연구 중인 전미사 씨
올해로 10년째, 생명나눔 운동에 함께하고 계세요. 장기기증 희망등록과 후원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5년에 갑작스럽게 다리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3년간 입퇴원을 반복해야 했어요. 감염이 심각해서 재수술을 여러 번 받아야 했고, 최악의 경우 다리 절단까지 고려해야 했죠. 워낙 활동적인 성향인 데다가, 극지 현장을 누비며 연구를 이어가던 제게는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휠체어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병원에 비치된 본부 소식지를 보게 됐어요. 소식지에는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을 나눈 분들, 그리고 그 사랑으로 다시 건강을 되찾은 분들의 사연이 담겨 있었고, 그 이야기 하나 하나가 저에게 큰 힘이 되었어요.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언젠가 생명을 나누게 된다면 건강한 생명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게 되었고, 고통받고 계실 환자분들을 떠올리며 응원의 마음을 담아 장기기증 희망등록과 함께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소외 계층을 위한 후원과 헌혈도 이어오고 계시는데, 나눔에 대한 가치관에 영향을 주신 분이 있나요?
고등학교 때 시력이 갑자기 나빠져 안경이 필요했는데, 당시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그마저도 큰 부담이었어요. 그러던 중 한 안경원에서 제가 다니던 학교에 어려운 학생을 돕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안경원에 찾아갔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는데, 그런 제 마음을 아셨는지 안경사 선생님께서 저를 다른 손님들과 똑같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참 감사했던 기억이 나요.
대학생 때도 제 어려운 상황을 아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교수님이 계셨는데, 언젠가 교수님께서 "미사야, 지금의 어려움을 기억하며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따뜻한 어른이 되길 바란다."라고격려해 주셨던 순간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어요. 따뜻한 분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깊이 새기며, 저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나누고 싶어요.
극지연구소와 장기기증에 공통점이 있다면요?
극지연구소와 장기기증 운동은 모두 "삶의 불씨를 살린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극지연구소는 미래 세대가 살아갈 건강한 지구와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장기기증 운동은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죠. 앞으로도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두 기관의 노력이 계속되어,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현장연구 중인 전미사 씨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도 3년간 병원 생활을 할 당시에는 굉장히 무기력했었어요. 그때를 떠올리면 버티기조차 힘든 환자분들이 얼마나 많을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지금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으시겠지만, 환자분들의 건강한 미래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많은 분이 환자분들의 회복을 기도하고 있는 만큼, 힘든 시간을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시고 꼭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따사로운 희망의 빛이 언제나 환자분들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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