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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기

기증인과 이식인

날마다 더욱 감사합니다

  • 2020. 0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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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이식인 박윤애 씨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단했던 후원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지난 8월 24일, 본부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침착한 목소리로 후원 신청을 한 이는 박윤애 씨. 본부를 통해 지난 1996년에 신장을 이식받은 이였다. 박 씨는 지난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간 꾸준히 후원에 참여해왔지만, 이후 경제적 여건이 허락지 않아 후원을 잠시 중단했다. “전도사로 복음을 전하면서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해왔어요. 그런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서 도움을 줄 수 없잖아요.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본부가 떠올랐어요. 적은 금액이지만, 본부를 통해 예전에 저와 같이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하는 환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14년 6개월 간의

투병 생활


박윤애 씨는 24살 때부터 신장이 망가져 혈액투석 치료를 시작했다. 그 이후 삶의 많은 부분이 변했다. “8만 7,500원. 처음 혈액투석을 받고 병원에 냈던 돈인데,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히지가 않아요.” 


80년대 초반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1,200~1,3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회에 8만 7,500원이었던 혈액투석 치료비용은 상당히 고가였다. 신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일주일에 2~3회씩 치료를 받아야만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기에 치료를 포기하고 생을 마감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아버지께서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어요. 당시 남기고 가신 재산이 집과 땅이었는데, 제 치료 때문에 모든 재산을 팔고, 형제들은 대학을 다니다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죠.” 박 씨는 당시 고된 혈액투석 치료보다도 가족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한다. 




기적적으로 찾아온

신장이식의 기회


혈액투석을 한지 10년이 되어갈 무렵, 박 씨는 우연히본부 창립식이 열렸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박진탁 이사장이 국내에서 최초로 타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했다는 소식도 접했다. 그 길로 본부에 달려와 신장 이식 대기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장 이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 날, 박 씨가 다니던 교회에서 생명나눔 예배가 드려졌다. 박진탁 이사장을 설교자로 초청해 진행된 예배에서 교회의 한 성도가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백예승 집사였다. 백 집사는 평소 만성신부전으로 투병 생활을 하며 새벽마다 간절히 기도하는 박 씨의 건강 회복을 누구보다 바라왔다. 그러던 차에 설교를 듣고 ‘내가 신장을 기증해야겠구나.’라는 결심이 든 것이다. 그러나 둘은 혈액형이 맞지 않았다. 실망도 잠시, 기적적으로 박 씨는 본부를 통해 다른 이의 신장을 이식받게 되었다. 1996년 11월 5일, 14년 6개월 간의 지난한 투병 생활이 종지부를 찍는 날이었다. 



당시 남편도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저보다 2주 먼저 본부를 통해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어요. 저희 부부에게 새 생명을 선물해 주신 분들과 본부를 생각하면항상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박 씨가 신장 이식을 받고 2개월 후, 백예승 집사 역시 20대의 한 젊은이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신장 이식을 받은 후에도 박 씨의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크고 작은 질병으로 수술을 여러 번 했고, 10년 전에는 폐암을 진단받아 또 한 번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야 했다. 교회의 전도사로 활동하며 넉넉지 않은 형편에 큰 병과 치료비까지, 계속해서 찾아오는 고난에 절망할 수도 있었지만, 박 씨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삶에 감사했다. 어렵고 힘겨운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는 것이, 24년 전 받은 신장이 아직까지 튼튼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 질병의 고통을 이해하는 배우자와 함께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모두 감사하다고 했다. 


“형편이 넉넉해 큰돈을 기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누군가를 만나면 장기기증 운동을 열심히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법이 바뀌어서 요즘에는 신장이식 대기자가 본부에 등록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본부를 통해 신장을 이식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하루 빨리 법이 원래대로 다시 바뀌어 신장 이식만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전해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신장 이식 수술을 통한 생명나눔의 릴레이가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는 박 씨는 자신의 후원이 장기기증 운동을 위한 작은 씨앗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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