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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해본 적이 있나요?

  •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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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명 기자가 보도한 장기기증의 날 관련 뉴스



영화나 TV를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이 살려달라고 소리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꼴깍꼴깍’ 조금씩 물에 가라앉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발견해 구해내는 게 제 일이었습니다. 


6년 전 여름, 강원도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수상 인명 구조 요원 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평소라면 구조용 튜브를 들고 오리발을 차고, 2인 1개조로 익수자를 구했을 텐데, 그날은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맨몸으로 혼자 뛰어든 바다. 익수자는 제 목을 잡아채 물 위로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바다 속에서 익수자의 다리를 잡아물 위로 올렸습니다. 발길질을 맞으며 숨을 참고 버텼습니다. ‘이젠 나도 죽겠다’ 싶을 때쯤, 동료들이 장비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구해낸 여성은 일본인이었습니다. 모래사장에 드러누운 제게 달려온 그녀의 남편은 어눌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반복했습니다. 숨이 한참이나 돌아오지 않아서 침을 질질 흘리며 숨을 헐떡였고, 발길질에 맞은 얼굴과 어깨는 쑤셨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다는 뿌듯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이 아닐까요. 


전 여전히 그때의 뿌듯함을 찾고 있습니다. 틈이 나면 헌혈을 하러 갑니다. 내가 고작 1시간 남짓 투자해 뽑은 피가, 누군가에겐 생명의 우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기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요즘 말로 ‘1도’ 필요없는 수상 인명 구조 요원 자격증만큼은 ‘혹시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매번 자격 갱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자로서, 무엇보다 사랑 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오는 보도자료만큼은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장기기증은 나의 몸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니까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의 첫 인연은 올해 초, 킴벌리 오초아 씨 가족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2살 때부터 소아 당뇨를 앓았던 킴벌리 씨. 18살엔 신장이 손상돼 이틀에 한 번 혈액투석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다 한국인 소녀 김유나 씨로부터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습니다. 유학 생활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김유나 씨의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겁니다. 기증인의 부모를 만나기 위해 1만 km를 날아온 킴벌리 씨는 김유나 씨의 부모에게 눈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킴벌리 씨의 사연을 보도한 뒤, 저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이 찾아왔습니다. 올해는 장기기증의 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코로나19 탓에 장기기증 운동 대면 홍보가 막힌 상황이었습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지난해에 비해 27%나 줄었고 이를 이겨내고자 장기기증운동본부는 비대면 캠페인 ‘아임도너챌린지’를 시작했습니다. 기자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이건 꼭 보도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방에 사는 이식인을 화상 통화로 인터뷰하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연예인을 섭외해 리포트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직접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다는 내용도 기사에 담았습니다. 장기기증이 필요한 사람들은 물에 빠진 사람과 달리 적극적으로 구조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기다림이 길지라도, 마지막 희망을 버릴 수가 없는 이들을 구할 수 있는게 장기기증 운동이고, 또 우리의 일이 아닐까요.



YTN 사회부 신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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