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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인의 마음을 전하는 ‘온라인 편지 전시회’ 개최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습니다!"

  • 2021. 0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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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매서운 바람이 불던 지난해 11월의 끝자락, 수취인 없는 편지들이 본부로 도착하기 시작했다.

새 생명을 선물 받아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된 이식인들이 기증인과 유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편지였다.

그들의 새로운 삶이 고스란히 적힌 이 편지 속에는 이 세상 어떤 수려한 문장보다 아름답고 값진 울림이 담겨 있었다.



나의 영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

“매일매일 잠이 드는 아이의 귓가에 대고 이야기를 해요. 꿈속에서라도 기증인과 그 가족분들을 만나면 꼭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요.”

태어난 지 1개월 만에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은 아기는 병원 입원 보름 만에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한 차례 심정지를 겪는 등 작은 아기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사투가 매일매일 이어졌다. 그렇게 6개월간 투병을 이어오던 아기는 지난 2017년 4월 얼굴도 모르는 한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살게 되었다. 


“심장 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 중인 아이를 볼 때마다 생명을 전해준 기증인과 숭고한 결단을 해준 가족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제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크지요.”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조차 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못내 답답하기만 하다는 이는 비단 한사람 뿐만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의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및 이식인 간의 정보공개가 금지되어 있어 서로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식인들과 그 가족들은 ‘생명’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받고도 감사의 뜻을 전할 길이 없어 매일 그 절절한 마음을 속으로만 되뇌고 있다.본부는 이식인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전할수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나의 영웅, 고맙습니다’라는 편지 쓰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장기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이식인들로부터 기증인과 그 가족에게 보내는 감사편지를 받은 것이다. 2020년 6월부터 약 4개월간 진행된 캠페인을 통해 총 40통의 편지가 본부로 도착했다. 



유가족분들을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있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어 정말 기쁠 따름입니다.”, “그리움으로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실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습니다.”, “소중한 제2의 인생을 주신 기증인분께 이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004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심장, 폐, 간, 신장, 췌장 등을 이식받은 이식인 40명은 글귀를 통해서나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흔쾌히 편지를 보내왔다. 이뿐 아니라 본부가 준비한 카네이션 그림엽서를 정성껏 색칠하며 선물 받은 생명이 자신의 삶 속에서 활짝 피어났음을 표현했다. 한 심장이식인은 “유가족분들을 만나 심장박동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데… 연락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며 서로 소식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다른 이식인들은 기증인에게 전하지 못한 감사한 마음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본부는 2020년 12월 4일부터 이식인들이 보내준 편지들을 차곡차곡 모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에서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이식인들의 이야기를 읽고, 캠페인 내용을 담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캠페인 영상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故 박준희 양의 어머니 신경숙 씨와 심장이식인 서민경 씨가 출연해 서로의 마음을 나눴다. 


많은 이들이 전시회 페이지에 댓글을 달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을 응원할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본부는 많은 이들의 염원을 담은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뇌사 장기기증인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가 국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발판을 마련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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