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선한이웃)

생명나눔30년 특집

“잘 지내라”는 말 한 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 2020.03.09
  • 이 게시글을 193명이 보았습니다.


“잘 지내라”는 말 한 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본부는 창립 30년 기념식을 진행한 1월 20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도너패밀리(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와 함께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감동적 만남 뒤 안타까운 도너패밀리의 눈물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본부 창립 30년을 기념해 미국에서 초청한 신·췌장이식인 킴벌리 씨와 그녀에게 장기를 기증한 뇌사 장기기증인 故 김유나 양의 부모 김제박, 이선경 씨의 만남이 이뤄졌다. 미국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한 한국인 소녀를 찾아 1만km가 떨어진 곳까지 건너온 이식인의 사연에 많은 언론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마침내 마주한 이식인과 기증인 가족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껴안았고 현장에 함께한 참석자들과 취재진 역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 장면을 바라보며 그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린 이들은 단상 위 기자회견을 위해 앉아있던 도너패밀리였다. 무엇보다 이들은 故 김유나 양의 부모처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이었다. 2000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의 생명을 살린 故 강석민 군의 아버지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과 2011년 4개의 장기를 기증한 故 이종훈 씨의 어머니 장부순 부회장, 2010년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故 이태경 군의 아버지 이대호 씨, 그리고 2015년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故 박준희 씨의 어머니 신경숙 씨 등 4명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이뤄진 이식인과 기증인 유가족의 상봉에 함께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들에게는 일어 날 수 없는 이 같은 만남에 또다시 좌절했다. 이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많은 카메라 앞에 나선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감동적인 상봉을 뒤로하고 도너패밀리 대표로 회견문을 낭독한 장부순 부회장은 “이 순간 이식인을 직접 마주한 유나 양의 부모님이 가장 부럽다”며 “직접 만날 수는 없어도 편지를 통해서라도 이식인에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라는 말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다. 이대호 씨도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이들의 안부를 물어볼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생명을 나눠줘 고맙다’, ‘생명을 이어받아 건강히 살아줘 고맙다’며 서로에게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서신만이라도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신경숙 씨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이 서로를 알게 돼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정부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한 걱정 때문에 많은 유가족들의 바람을 모른 척 해서는 안 된다”고 조금 더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기증인 가족뿐만 아니라 이식인들을 대표해 신·췌장이식인협회 송범식 회장도 참석해 “이식인들도 기증인 유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기증인 유가족과의 교류는 이식인들에게도 더 건강히 살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유가족-이식인 교류 막는 ‘장기이식법’ 개정 촉구

사례 발표에 이어 본부 김동엽 사무처장이 해외 사례를 들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에 대한 예우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김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서신 교류 및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미국의 제도적 지원을 소개하며, 국내 장기이식법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이 직접적으로 서신 교류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매개기관의 중재 하에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소식만 전하자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들이 기관이 제공하는 매뉴얼에 따라 서신을 작성하고 해당 기관의 중재 하에 서신을 교류한다면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부는 향후 도너패밀리들의 의견 청취 및 해외 사례 조사 등을 통해 내용을 보완해 향후 법률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 전해져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예우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며 더 나아가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국내 생명나눔문화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book  목록으로